[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장기 계약의 단점은 분명하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이듬해부터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즉 '먹튀'가 양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FA 초창기 땐 '먹튀'가 많았다. FA가 될 때까지 좋은 성적을 올리다가 FA 계약 이후 나이와 부상 등으로 인해 성적이 곤두박질치며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최근엔 이적하는 외부 FA의 성공사례가 많다. 두산에서 NC로 4년간 125억원에 이적한 양의지는 지난해 NC의 우승을 이끌었고, 3년간 통산 타율 3할3푼4리, 445안타, 83홈런, 303타점을 기록했다.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 KIA에서 롯데로 온 안치홍은 2년간 타율 2할9푼7리, 247안타, 18홈런, 136타점을 기록했다. 2+2 계약이었는데 롯데가 옵션을 행사해 안치홍은 2년 더 롯데에서 뛰게 됐다.
두번째 FA로 4년간 80억원에 삼성에서 뛴 강민호는 올시즌 팀의 정규리그 2위를 이끌면서 세 번째 FA에도 관심이 높다.
이제껏 FA는 4년이 기준이었다. 4년 뒤 다시 FA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의 입장에서는 4년 동안 좋은 성적을 내면 다시 한번 FA로 대박을 노릴 수 있다. 구단의 입장에서는 선수의 활약이 좋지 않을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4년도 길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대부분 4년을 원했기에 대어급 FA의 경우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젠 시대가 달라졌다. 메이저리그에서 자주 보던 장기 계약의 시대가 왔다.
2019년 최 정이 SK 와이번스와 6년간 총액 106억원에 계약했으나 당시엔 놀랄만한 계약 조건이었다. 그런데 2021 FA시장에서 허경민이 4+3년에 총액 85억원, 정수빈이 6년간 56억원에 계약하면서 4년을 초과한 장기 계약이 새로운 방법이 됐다.
예전 FA 광풍만큼의 큰 액수를 줄 수 없다보니 계약 년수를 늘려서 선수에게 좀 더 안정적인 선수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줬다.
그리고 이번 2022 FA시장에선 장기 계약이 더 수월하게 다가온다. 최재훈이 한화와 5년간 54억원에 계약했고, 박건우는 6년간 총액 100억원에 NC로 이적했다. FA 최대어로 꼽히는 나성범과 김재환도 6년 이야기가 당연한 듯한 모습이다. 다른 선수들도 4년 초과 계약을 구단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의 성적을 위해 FA를 영입해야 하지만 팬들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계약이 끝날 때까지 주전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성적을 낼 수 있냐다. 현재 FA 시장에서 장기 계약을 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30대 중반에 들어서고 있다. 박건우의 경우 1990년생으로 내년이면 32세다. 한국나이로는 33세. 6년 계약을 했으니 한국나이 38세까지 NC에서 총액 100억원을 받고 뛴다. 인센티브를 따내지 못하더라도 보장액만 94억원이다. 나성범은 내년에 한국나이 34세로 6년 계약이면 39세까지 뛴다. 1988년생인 김재환도 내년에 한국나이 35세로 40세까지 뛸 수 있다.
물론 30대 후반에도 좋은 성적을 올리는 선수들도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이승엽과 이호준. 이승엽은 한국나이 42세였던 2017년에도 타율 2할8푼에 24홈런, 87타점을 기록했고, 이승엽과 동기였던 이호준도 한국나이 41세였던 2016년에도 타율 2할9푼8리, 21홈런, 87타점을 올렸고, 2017년에 타율 2할9푼9리, 7홈런, 36타점을 기록하고 은퇴했다.
하지만 40세까지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는 드물기에 30대 후반까지 선수 생활을 보장하는 장기 계약이 '먹튀'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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