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분들이 있기에, 농구 선수 김단비가 있습니다."
신한은행의 김단비는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다. 20일 현재 득점 2위(20.43점), 리바운드 3위(9.57개), 어시스트 7위(3.93개), 스틸 6위(1.21개), 블록슛 2위(1.5개), 출전 시간 1위(36분16초), 공헌도 2위(505.75점) 등을 기록중이다. 포워드임에도 센터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리바운드와 블록슛에서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는데다 출전 시간과 공헌도 기록에서 보듯 절대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19일 삼성생명전에서도 잘 나타났다. 경기 종료 3분여를 앞두고 60-52로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김단비는 단독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에 보너스 원샷까지 성공시키며 다시 점수차를 벌리게 했고, 이후 신이슬의 3점슛까지 블록을 해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23득점-12리바운드로 양 팀 통틀어 가장 좋은 기록에 시즌 8번째 더블더블까지 찍기도 했다.
이처럼 대표적인 '팔방미인'이지만, 정작 2018~2019시즌에 득점상을 받은 이후 통계 부문에서 1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박지수(KB스타즈)라는 걸출한 센터가 딱 등장한 시점부터이다. 19일 경기가 끝난 후 김단비는 기록 욕심에 대해 "박지수처럼 키가 큰 것도 아니고, 강이슬처럼 걸출한 외곽슛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1위 기록을 찍을만큼 특출난 기량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이것 저것 참견해서, 모든 분야 기록의 상위 순위에만 들면 된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 자체로서 대단한 기록임은 분명하다. '겸손한 단비씨'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 김단비가 욕심을 내는 거의 유일한 기록이 있다. 올스타전 팬 투표 1위이다. 김단비는 올해로 무려 6년 연속 팬 투표 1위에 올랐다.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제 유부녀가 되어서 1위는 힘들 것 같다"며 넉살을 떨었던 김단비는 1위가 확정되자 "매 경기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평가해주신 것 같아 늘 감사하다. 다른건 몰라도 팬 투표 1위는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단비가 기량만으로 팬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물론 아니다. 코트 밖에서도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사비를 털어 커피차 2대를 불러 귀가하는 관중들과 현장 관계자들에게 600잔의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기도 했다. 김단비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무관중으로 열리면서 팬 투표 1위에 대한 보답을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그래도 팬들이 오실 수 있어 조금이나마 감사를 전할 수 있었다"며 "기회가 될 때 팬들께 드리기 위해 도쿄올림픽에서 입었던 유니폼도 모두 모아놓았다"고 말했다.
다른 기록은 몰라도 적어도 팬들에 대한 고마움에 늘 보답하려는 김단비가 자신의 바람대로 은퇴할 때까지 팬 투표 1위를 지킬 가능성, 당연히 높아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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