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코치라는 이야기에 박정음은 "아직 어색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정음(32·키움 히어로즈)이 현역 유니폼을 반납하고 지도자로 야구 인생 2막을 연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40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박정음은 올 시즌을 끝으로 10년 간의 선수 생활을 마쳤다.
선수 시절 박정음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는 평가받았다. 전력질주는 기본이고 몸을 사리지 않은 모습에 팬들은 '간절한 박정음'이라는 뜻으로 '간절음'이라는 별명을 안겼다.
박정음은 '간절음'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당시 "얼굴살이 없는 외모 때문에 그런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그의 모습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심을 전해왔다.
키움은 이런 박정음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코치진 개편을 하면서 박정음에게 현역 은퇴와 함께 퓨처스팀 작전 주루 코치직을 제안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성실함에 높은 점수를 줬다. 누구보다 철저히 준비를 하던 선수였고, 플레이에는 간절함도 있었다"며 "선수들과도 잘 어울렸던 만큼, 모두가 추천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박정음은 "야구를 더 하고 싶었다"며 아쉬웠던 속마음을 내비치면서도 "원래 야구를 하면서 지도자의 꿈은 가지고 있었다. 길게 봤을 때 지금부터 코치직을 시작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갑작스럽게 마침표를 찍게된 선수 생활. 그러나 그의 현역 시절 마지막 경기는 화려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초 윌 크레익의 대주자로 경기에 나선 박정음은 7회말 무사 1루에서 양석환의 잘 맞은 타구를 집중력 있게 따라가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2-0의 살얼음판 리드, 박정음의 수비는 더욱 값졌다.
박정음은 "올 시즌 초반에 1군에 올라오지 못해 '이제 야구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후반기에 올라가게 됐는데,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그래도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어서 수비 연습을 많이 했는데 딱 운좋게 멋진 장면이 나온 거 같다"고 웃었다.
'간절하다'는 말이 따라다녔던 현역 시절. 박정음은 "정말 열심히 했다. 다만, 프로에서는 열심히 보다는 잘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살아가면서 열심히는 진짜 기본인 거 같다. 그러나 야구선수는 실력이 따라야 한다"고 돌아봤다.
박정음은 이어 현역 시절 자신의 모습에 "50점을 주고 싶다"고 이야기하며 "인상 깊은 활약도 못했고, 잘한 것도 없다. 그렇지만 한 분야에서 인상 깊은 활약은 못해도 10년은 했으니 50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박정음은 "코치직 제의를 받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아마추어까지 20년 넘게 야구를 했는데 배우면서 좋았던 점을 잘 정리하려고 한다. 내 한 마디가 어떻게 전달될지 모르는 만큼, 신중하게 이야기하고 행동하려고 한다. 공부도 선수 때보다 더 많이 해야 잘 알려줄 거 같다"며 바쁜 겨울을 예고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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