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꼭 적어주세요(웃음)."
지난달 말 서산 퓨처스구장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 '차세대 거포' 노시환(21)은 한 시즌을 돌아보던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그가 지목한 이는 올해 1군 타격 보조 역할을 맡았던 김남형 코치(33)였다. 김 코치는 올 시즌 조니 워싱턴 코치와 함께 한화 타선을 이끌었다. 선구안 및 출루율 향상을 위해 "가운데"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워싱턴 코치의 분신이었다. 워싱턴 코치가 시즌 뒤 시카고 컵스의 제의를 받고 떠나면서 내년부터 김 코치가 1군 타자들을 이끄는 중책을 맡았다.
노시환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워싱턴 코치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왔는데, 김 코치님은 많이 거론되지 않아 아쉬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 코치님은 타자들이 부진하거나 슬럼프에 빠지면 새벽까지 타격 영상을 돌려보면서 연구하고 지도해주셨다. 한 시즌 내내 힘든 내색 없이 그렇게 보내셨다"며 "돌아보면 김 코치님이 있었기에 워싱턴 코치와의 소통도 가능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워싱턴 코치가 떠난 뒤 김 코치를 보조 코치에서 메인 코치로 승격시켰다. 아직까지 젊은 나이, 경험 등을 고려할 때 이르다는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김 코치가 워싱턴 코치와 협업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언어적으로 선수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김 코치가 충분히 1군 타자들을 이끌어 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 시즌 한화 타선은 선구안이 몰라보게 개선됐다. 타석 당 투구수 4.06개로 10개 구단 중 1위를 차지했고, 팀 볼넷율은 10위(8.4%에서) 1위(11.5%)로 상승했다. 워싱턴-김남형 체제에서 출루율 향상의 기반으로 다진 선구안 개선 효과는 확실히 얻었다. 워싱턴 코치가 떠난 뒤 김 코치가 이끌어갈 한화 타선이 내년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지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시환은 "한 시즌을 치르면서 배운 점들을 머릿 속에 그릴 수 있게 됐다. 워싱턴 코치님 뿐만 아니라 김 코치님께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았던 부분도 많다. 때문에 (워싱턴 코치가 떠났지만) 내년에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모든 타자가 실투를 놓치려 하지 않지만 존을 파고드는 공의 궤도나 각도까지 생각하진 못한다. 변화구가 어디서 시작해 가운데로 들어온다고 설명해주고, 데이터로 잘 칠 수 있는 코스의 공을 공략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한화 코치진이 타자들에게 강조해온 '가운데' 타격론을 정의했다. 그는 "타격은 한 순간에 드라마틱하게 변하진 않는다. 하지만 올 시즌을 치르면서 나나 선수들 모두 좋은 변화를 느꼈다. 타팀 선수, 코치들 사이에서 '한화 타자들 상대하기가 까다로워졌다'는 말도 들었다. 우리 방향에 집중한다면 분명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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