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석, 우리 팀 보물이죠!"
김영무 서울시청 감독은 통합우승 3연패 직후 최고의 수훈갑을 뽑아달라는 질문에 한치 망설임 없이 '천재가드' 오동석(34)을 뽑아올렸다. "저도 선수생활을 오래했지만 동석이같은 강심장은 처음 봤다. 살 떨리는 연장전에서 거침없이 3점에 도전하고 심지어 넣기까지 한다. 그것도 2.0포인트 선수가. 고비 때마다 미친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끈다. 더 할 말이 없다." 우승 사령탑의 극찬이었다.
휠체어농구는 가장 장애가 심한 1.0포인트부터 신체기능이 가장 좋은 4.5포인트까지 스포츠 등급이 나뉘고, 출전선수 5명의 스포츠 등급 합이 14포인트를 넘으면 안된다. 2.0포인트의 중증 장애선수가 4.0포인트를 넘어서는 경이로운 실력에 지고는 못사는 투혼, 등뒤에 눈이 달린 듯한 시야, 경험까지 갖췄다. 덕분에 서울시청의 선수 운용은 여유롭다. "우리 팀 보물"이라는 말은 진리다.
오동석은 지난달 13일 3라운드 춘천시청전에서 통산 1000득점을 돌파했다. 로(low) 포인트 (2.0포인트 이하) 선수 최초다.
오동석의 활약은 챔피언결정전 내내 계속됐다. 1차전 서울시청이 제주에 막판 추격을 허용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피말리는 연장전, 오동석의 3점포 2개가 잇달아 림을 관통했다. 서울시청이 승리했다. 2차전, 1-2쿼터 오동석은 부진했다. 하지만 4쿼터 54-54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점포를 쏘아올렸다. 56대 58로 패한 후 운명의 3차전, 오동석의 플레이는 눈부셨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김없이 그의 손끝에서 동점골, 역전골이 터졌다. 4쿼터 시작과 함께 노룩 패스로 곽준성의 첫 득점을 돕는 장면은 압권. 17득점-9도움, 오동석은 자타공인 우승 청부사였다. 경기 템포를 조율하고, 킬패스를 찔러넣고, 상대 볼을 뺏어내 빛의 속도로 쇄도, 한손 레이업슛을 올리는 농구 도사의 플레이는 장관이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는데 코트에만 들어서면 눈빛이 달라진다. 집중견제 속에 수십 번을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나 3점포를 쏘아올리는 투혼은 그저 경이롭다. "동호인팀이 아니고 실업팀이고, 직업이 농구선수다. 이기고 싶으니, 승부욕이 불타오르는 건 당연하다"며 웃었다. 야구선수를 꿈꾸던 재기발랄한 소년은 1998년 불의의 사고 이후 2004년 휠체어농구를 처음 만났다. 2010년 서울시청 창단 멤버, 유일하게 남은 원클럽맨으로 2021년 리그 첫 1000득점의 주인공이 되더니 기어이 통합 3연패의 위업까지 썼다.
11년만에 자신의 손으로 일군 3연패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오동석은 "서울시청은 선수로서 많이 부족한 나를 성장시켜주고 선수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준 팀"이라며 특별한 애정을 표했다. "올해는 가장 힘들었다. 조승현 선수의 공백으로 전력에 물음표가 생겼는데, 선수로서 그런 부분을 깨고 싶었다. 팀으로서 하나가 된 것이 우승의 비결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보다 더 가치 있는 우승"이라고 자평했다.
모두가 극찬하고 감탄한 경기력에 오동석만 만족하지 않았다. "1차전은 연장을 가지 않았어야 했다. 오히려 반성해야 한다. 2차전 땐 3점슛을 10개 중 2개밖에 못넣었다"고 했다. 그럼 3연패의 꿈을 이룬 3차전은? 오동석은 그제서야 "조금 괜찮았다"며 싱긋 웃었다. "오늘 김영무 감독님 생신이라 경기 전부터 선수들의 해야 한다는 각오가 남달랐다. 의미 있는 선물을 드리자고 했는데 최고의 선물을 드리게 돼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내년에도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 승리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춘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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