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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압박 탈출한 '돌부처', "힘에 부치면 클로저 그만해야죠, 단 지금은 아니다"[경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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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힘에 부치면 마무리 투수 그만해야죠. 단, 지금은 아닙니다."

'끝판왕' 오승환은 불혹이 됐다. 다른 선수들 같으면 기량과 체력이 줄어들기 마련. 세월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오승환은 예외다. 젊은 선수들이 닮고싶은 철두철미한 자기관리 덕분에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심리적인 것 때문에 몸 상태가 더 좋아졌다는 것이 오승환의 설명이다. 결혼과 심리적 압박 탈출이다. 4일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1군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을 마친 오승환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매년 준비하는 루틴이 있는데 결혼으로 인해 준비과정이 약간 다르긴 했다. 몸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것 같다. 조바심을 안내고 있는 것이 몸이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 하루 운동하면서 스스로 운동을 더 많이 하려고 했다. 시간을 많이 쓰려고 했다. 운동에 대한 압박이 많았다. 이젠 운동을 조금 편하게 하려고 한다. 스스로 스트레스 주지 않으려고 한다. 오히려 트레이닝 파트에서 운동을 줄이라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44세이브를 기록,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역대 최고령 세이브왕. 1982년생인 오승환은 한국나이로 마흔 한 살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감은 충만하다. 오승환은 "힘에 부치고 어렵다고 생각하면 마무리 투수로 나가면 안된다. 팀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젊은 선수들에게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교과서다. 솔선수범의 대가다. 그는 "운동을 많이 하는 건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나태해질 때 스스로 채찍질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때로는 젊은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나는 쉴 때도 잘 쉰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이 젊은 투수들에게 바라는 건 한 가지다. "좋은 투수들은 우리 팀에 많다. 그런 선수가 경기에 어떻게 나오느냐의 차이다. 훈련 중 열심히 안하는 선수는 없다. 결국은 평가받는 건 결과다. 훈련도 훈련이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좀 더 가졌으면 좋겠다."

생각의 전환은 오승환의 현역생활 연장의 핵심이다. 그는 "이제는 부상을 안하는 것이 첫 번째인 것 같다. 날새고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기량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운동을 많이 해서 실력을 끌어올리기보다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피로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재활치료에 중점을 둔다"고 했다.

'새 신랑'이다. 오승환은 지난달 21일 신부 김지혜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으로 달라진 점에 대해 묻자 오승환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다른 점은 느끼지 못한다. 아내가 왔다갔다하고 있다. 다만 안정감을 느끼는 건 좋은 것 같다.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다"며 웃었다.

최근 팀 내 핵심선수가 잔류했다. 구자욱이 5년 총액 120억원에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오승환은 "정말 축하한다고 해줬다. 다른 이야기를 해줄게 없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자욱이가 그 계약에 책임감을 느낄 것이고 더 잘하려고 할 것이다. 선수들이 분명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원클럽맨이 되는 건 좋은 것 같다. 팀에 대한 상징을 나타낸다. 팀에 의미를 두는 것도 좋다. 다년계약은 처음 생겼다. 이런 좋은 점을 많이 가져갔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도 원클럽맨에 큰 의미를 둔다. 언론에 나오면 선수들도 분명 책임감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경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