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토론토 류현진이 다저스 시절 옛 동료 푸이그에게 조언을 던졌다. MLB직장폐쇄라는 암초를 만나 국내애 발이 묶인 류현진은 이달부터 전 소속팀 한화에 양해를 얻어 거제 한화 캠프에 합류했다. 직장폐쇄가 끝날 때까지 함께 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할 예정. 3일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류현진은 이날 입국한 키움 야시엘 푸이그에 대해 "대단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옛 친구의 신선한 도전을 응원한 류현진은 성공 관건으로 "적응"을 꼽았다.
"푸이그 선수도 한국야구가 처음이기 때문에 제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처럼 (한국야구에) 적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적응만 잘 하면 착한 선수인 만큼 잘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푸이그는 뿌리 깊은 악동 이미지가 있다. 미국에 비해 보수적인 한국 야구 안에서 문제는 없을까.
류현진은 양국의 덕아웃 분위기 차이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단호한 어조로 "(푸이그가) 자신의 스타일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파이팅 있는 선수도 필요하기 때문에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착한 선수니까 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선수들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다가가기 어렵겠지만 한 팀이고, 한 식구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을 극복하고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푸이그에게 스타일 변화를 주문하지 않은 이유는 미국야구 도전 당시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2013년 LA다저스에 입단해 빅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시즌 전 현지 언론의 우려를 자아냈다. 구속과 체력 문제 등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데뷔 첫 시즌 14승, 평균자책점 3.00의 맹활약으로 멋지게 지워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까지 올랐던 성공 데뷔 시즌이었다.
큰 무대 도전이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현지 평가에 일희일비 하지 않은 뚝심이 있어 가능했던 결과였다.
류현진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다르게 접근했다.
단점극복 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 하는 데 힘을 쏟았다. 구속을 조금 늘리고, 장기인 체인지업 등 가라앉는 변화구 제구를 더욱 가다듬었다. 힘있는 빅리거 타자의 장타 억제를 위해 뜬공보다 땅볼 유도에 주력했다.
장점 강화의 효과는 확실했다.
불 같은 강속구 없이도 빅리그의 무시무시한 정글 속에서 충분히 생존할 수 있음을 확인한 첫 시즌이었다. 향후 사이영상 후보에 오르고 정상급 투수로 토론토와 FA계약을 할 만큼 빅리그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은 데뷔 시즌 첫 단추를 잘 끼우며 자신감을 얻은 덕분이었다.
다름에 적응은 잘 하되 자신의 장점을 잃어버리는 순간 이방인은 실패라는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푸이그 만의 엄청난 에너지를 한국프로야구에 접목하는 것이 최선의 성공 비결이란 사실을 옛 동료는 누구 못지 않게 잘 알고 있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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