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특이한 전주 더비 재밌네.'
요즘 한국농구연맹(KBL) 프로농구는 '위드(WITH) 코로나 리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5만명대 발생하는 등 주변에서 코로나 확진자를 발견하는 건 사실상 일상이 돼 버렸다. 방역당국이 최근 종전보다 완화된 새 재택치료 체계에 돌입할 정도다.
확진, 밀접접촉자가 발생할 경우 경기 연기를 우선시했던 KBL도 방역당국의 새로운 지침에 따라 확진자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단이 음성 판정으로 엔트리 구성이 가능하면 리그 일정을 정상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 원주 DB에서마저 확진 선수가 발생했다. 남자 프로농구 10개 구단 가운데 코로나19를 피한 '청정지역'으로 대구 한국가스공사 1곳만 남게 될 정도이니 말 다했다.
이런 가운데 12일 전주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전주 KCC와 안양 KGC의 경기에서 진풍경이 펼쳐졌다. KCC 강양택 코치(54)와 KGC 손규완 코치(48)가 나란히 벤치에 앉았다. 두 팀의 전창진, 김승기 감독이 코로나19에 걸렸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지난 9일부터 1주일간 자가격리 중이고, 김 감독은 11일 자가격리가 끝났지만 전주 원정인데다, 선수단 안전을 위해 내려오지 않았다.
감독이 멀쩡하게 건재한 상황에서 코치끼리 벤치 대결을 한 것은 KBL 리그 역사상 처음 연출된 풍경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두 벤치의 인연이다. '용산 감독'이 빠지고, '전주 코치'가 메운 모양새다. 전 감독과 김 감독은 용산고 선후배이자 스승과 제자의 끈끈한 인연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 코치와 손 코치는 전주고 6년 선후배다. 특히 강 코치가 지난 2003∼2004시즌 서울 SK에서 코치로 재임할 때 손 코치는 선수였다. 그런 전주고 선후배가 최초의 코치 벤치 대결을 펼친 장소가 공교롭게도 전주였다.
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다. 강 코치의 KCC가 73대68로 승리, 지긋지긋한 'KGC 징크스'를 끊었다. 사실 KCC에게 KGC는 악몽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4연패, KGC의 사상 첫 플레이오프 '10전 전승 챔피언'의 희생양이 됐던 후유증이 컸을까. KCC는 올시즌 4라운드까지 KGC를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채 맞대결 8연패를 달리고 있었다. 결국 용산고 후배에게 계속 당했던 전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강 코치가 전주고 후배를 상대로 '한'을 풀어주는 스토리가 만들어진 것.
강 코치의 벤치 용병술도 빛났다. 1쿼터 초반 2-7로 맥없이 끌려가자 부상 재활중인 송교창을 조기 투입하는 묘수로 수비 밸런스를 회복하도록 했다. 손 코치도 전성현을 중심으로 3점슛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등 벤치 능력을 보여줬지만 '득점 제조기' 스펠맨이 KCC 수비에 고전한 게 아쉬웠다.
강 코치는 SK 감독대행이던 2007년 3월 이후 15년 만에 벤치 승리를 만끽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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