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김광현(34·SSG 랜더스)이 올해 한 번 마운드에 설 때마다 버는 돈은 얼마일까.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에 SSG와 계약한 김광현의 올 시즌 연봉은 81억원. 총액 절반 이상(53.64%)을 올 한해에 가져가게 된다. KBO리그 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규모의 연봉이다.
SSG의 셈법은 복잡했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2년 800만달러(약 99억원) 계약이 마무리된 김광현의 시선은 미국 잔류 쪽에 머물렀다.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계약 규모를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비FA인 김광현이 계약금 없이 연봉과 옵션으로만 계약한다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내년부터 시행될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 김광현과 동행하는 4년 간 선수단 구성까지 큰 그림을 그려야 했다. SSG 관계자는 "1년차를 최대치로 두고, 2~3년차에 금액이 낮아졌다가 4년차에 다시 높아지는 구조"라고 김광현의 연봉 곡선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김광현이 올해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은 얼마일까.
김광현은 올해 연봉에서 원천징수세와 종합소득세, 지방세까지 50% 가량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때문에 실수령 연봉은 40억원 초반(옵션 제외)으로 전망된다. 적잖은 금액을 세금으로 납부하고, 주거생활비, 기타 경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40억원 아래로 내려갈 전망. 하지만 미국 시절 연봉 400만달러(약 49억원)에서 비슷한 세금 비율과 생활비를 공제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입은 확실히 늘어났다.
효율 면에선 야수를 압도한다.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 대부분이 정규시즌 100경기 이상을 기본 소화하는 반면, 투수인 김광현은 한 시즌 30경기를 전후한 등판 기회를 갖는다. 2007년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데뷔해 2019년까지 KBO리그에서 12시즌 동안 김광현은 총 298경기에 나섰다. 시즌 평균 24.8경기에 나선 셈. 연봉 실수령액에서 기타 경비를 제외하고, 김광현이 그동안 정규시즌 평균치인 25경기를 올 시즌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김광현은 올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1억5000만원 가량을 벌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김광현은 SSG 유니폼을 입은 뒤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최고 대우 만큼 팀에서 내 필요성을 강조해주셔서 계약하게 됐다. 그 믿음을 확신으로 바꾸는 게 내 몫이다. SSG에서 김광현이란 선수가 이런 역할을 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내게 주어진 연봉이 개인 성적 뿐만 아니라 팀 내 후배들을 이끌고 경험을 전수해야 할 몫도 있다고 본다"며 팀의 주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 뿐만 아니라 팬 서비스에도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