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누가 올라가는지 전혀 관심 없다."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23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당혹감을 표시했다.
우리은행은 이미 정규리그 2위가 확정된 상황. 하지만 상대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싸움이 한창이었다. 4위 삼성생명과 5위 부산 BNK는 이날 경기 전까지 1경기 승차. 똑같이 2경기씩을 남겨놓고 있었다. 그런데 두 팀 모두 우리은행을 1번씩 만나는 일정이었다. 이에 우리은행전 결과에 따라 양팀 희비가 엇갈릴 수 있어 우리은행이 4위 싸움 캐스팅보트를 쥔 것처럼 보인 것이다.
위 감독은 "나는 누가 올라가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 우리 상대는 이미 인천 신한은행(3위)으로 정해졌다. 우리는 내딜 1일 열리는 플레이오프 1차전만 보고, 선수들의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선수들 대부분이 코로나19에 감염됐었고, 돌아온지 얼마 안된 선수들이 많았다. 그동안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선수들의 경기 체력도 부족했다. 중대한 경기를 앞두고 자신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도 바쁜데, 괜히 다른 팀 순위 싸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우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여자프로농구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백투백 일정. 여기에 우리은행은 최근 4일 간 3경기를 하는 지옥 일정의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위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고 싶었는지, 괜한 오해를 사기 싫었는지 주전 선수들을 모두 투입하며 갈 길 바쁜 삼성생명에 아픔을 줬다.
경기 내용은 양팀 모두 답답했다. 위 감독 말대로 우리은행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삼성생명도 마찬가지. 가드 라인의 이주연, 조수아 결장했다. 격리가 끝난지 얼마 안된 윤예빈도 결장한다고 했으나, 4쿼터 막판 뛸 선수가 없는 상황에 급하게 투입됐다. 백업 가드 신이슬이 분투했으나, 경기 내용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양팀 선수들의 슈팅 성공률은 기대에 못미쳤다. 특히 삼성생명은 3점슛 17개를 던져 단 2개를 성공시키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도 7개를 성공시켰지만, 시도 횟수가 무려 31회였다. 그렇게 저득점 경기가 이어진 가운데, 우리은행 박지현의 존재감이 빛났다. 24득점 13리바운드 더블더블로 팀의 58대48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남은 부천 하나원큐전에서 승리를 하고, BNK가 남은 인천 신한은행전과 우리은행전 중 1경기만 지면 플레이오프행 확정이다. 삼성생명이 하나원큐전에 패하면, BNK가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아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