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과거 연인 백윤식(75)과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알코올 생존자' 출간으로 파문을 일으킨 지상파 방송사 K기자(45)가 책을 발간한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오해'를 풀고 싶었다고 했다.
앞서 K기자는 9년 전이었던 지난 2013년, 당시 66세였던 중견 배우 백윤식과 30년 나이차를 극복하고 1년6개월째 교제 중인 사실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데이트 사진이 공개되고 3주 뒤 두 사람은 결별하고 말았다.
K기자는 23일 공개된 여성조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근황과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근황에 대해 "그 일이 있은 후 부서 이동을 많이 했고 지금은 대구에서 근무 중이다. 일신상의 이유로 3월 2일부터 휴직 중이다. 책 출간 이후 상대측에서 그렇게 나올 줄 몰랐기 때문에, 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이왕 시작된 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직진'밖에 없다"고 전했다.
책을 낸 이유에 대해서는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지만, 마침표를 찍고 싶었다"며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에 대해서 알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자신을 향한 오해가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젊은 여자가 남자 돈 보고 연애한다.' 그게 제일 모욕적이었다. '둘 다 제정신이 아니다', '더러운 영감이 그렇게 좋았나', '딸뻘 되는 여자를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등등 참 말이 많았다. 헤어지는 과정에서는 내가 마치 돈을 요구한 것처럼 비쳐졌다. 내가 알기로 그 사람은 돈이 없었다. 데이트를 할 때도 내가 계산할 때가 많았다"고 했다.
3년 전에 결혼을 했다는 그는 남편도 에세이 출간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어떻게 하든 전적으로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다. 출판에 대해서도 자기가 터치할 일이 아니라면서, 본인은 한 사람의 독자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 그런 게 참 고맙다"고 했다.
시험관 시술, 이별 과정 등 너무 사생활적인 부분까지 들췄다는 지적에 대해선 "두 사람이 왜 사랑에 빠졌는지 느껴지지 않을까 해서 쓴 거다. 사실 그 부분을 쓰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다. 남편도 볼텐데, 결혼해서 한 남자와 가정을 꾸리는 사람으로서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구체성과 솔직함 없이는 책이 읽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책이 나온 이상 세상을 떠돌아다니게 하고 싶다. 창고에 처박혀 있는 책은 아무 소용이 없지 않나"고 말했다.
'대중에게 알려진 백윤식이 민감해할 수도 있겠다는 고려는 안 했나'고 묻자, K기자는 "실명 표기를 하지 않았고, 사진은 블러 처리했다. 책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좋은 내용도 많이 썼다. 첫날밤이 행복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남자에게는 훈장 아닌가"라고 했다.
K기자는 백윤식과의 만남이 황혼의 로맨스가 아니었다면서 "나는 미친 사랑이었고, 그는 애욕과 욕망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시 서른여섯 살이 되어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사랑에 빠지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미쳤지'라는 마음은 있지만, 동시에 '30세 차이의 연애가 뭐가 나쁘지'라는 생각도 여전하다. 나는 그 당시의 나를 잘 기억하고 있다. 주변에서 뜯어말리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는데, 나는 그냥 직진했다. 만약 그 상황이 다시 된다고 해도 나는 직진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 만남이 자신을 성숙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주 고통스러운 시간이라고 할지라도 아무 일 없이 무위로 지나가는 시간보다는 뭔가 일이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일이 생기고 극복하면서 인간은 성장하니까. 신이 인간에게 병을 주는 것이 건강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서라고 하더라. 아픔을 주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성숙해질 수밖에 없을 거고. 나는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