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만족스럽지 않다."
25일 창원 NC전에 앞서 삼성 허삼영 감독이 주포 김동엽에 대해 던진 작심 발언이었다.
허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김동엽 선수 수치는 평균 이상이지만 불만족 스럽다. 정타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자기 스윙을 해야 한다. 바라는 건 그런 모습이 아니다. 삼진을 먹더라도 자기 스윙을 하고 나와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동엽은 시범경기 9경기에서 0.385의 고타율을 기록중이다. 10개의 안타 중 홈런 1개와 6개의 2루타 등 장타 생산도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 전날인 24일 창원 NC전에서도 2-1로 앞선 4회 쐐기를 박는 적시 2타점 2루타를 에이스 루친스키로 부터 뽑아냈다.
허삼영 감독의 의중은 분명했다. '늘 제 스윙을 하라'는 뜻이다.
선수 본인은 이 말을 들었을까.
두번째 타석부터 제대로 풀스윙이 나오기 시작했다.
4-1로 앞선 4회초 파슨스의 2구째 높은 투심패스트볼을 과감하게 당겨 왼쪽 펜스를 넘겼다. 120m를 비행한 대형홈런. 시범경기 첫 홈런이었다.
거침 없는 스윙이 인상적이었다. 허삼영 감독이 원했던 바로 그 호쾌한 스윙. 허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홈런치고 들어온 김동엽을 반겼다.
끝이 아니었다. 김동엽은 다음 타석인 6회초 바뀐 투수 김영규의 초구 140㎞ 패스트볼을 거침 없이 당겨 빨랫줄 같은 좌전안타를 날렸다.
사령탑의 조언이 곧바로 효과를 나타낸 경기.
김동엽은 경기 후 "훈련이 늦게 끝나 기사를 직접 보지 못했다. (오)재일이 형이 와서 놀리듯 이야기 하길래 대략 알고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그동안 연습 때와 달리 시합 때는 시원함이 없었는데 잡아놓고 돌린듯한 느낌이 왔던 것 같다. 평소 치고나면 달리기 급급한데 오늘은 제자리 턴하고 그대로 선 자세가 마음에 들어 배트를 놓고 뛰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김동엽은 "삼진에 대한 두려움은 가지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제 스윙을 하려고 한다"며 사령탑의 의중과 일치된 생각을 털어놓았다.
정규 시즌을 앞두고 꿈틀대는 거포 본능. 약속 시즌인 짝수해를 맞아 본격화 될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