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마다 제구가 흔들렸다. LG가 1위팀답지 않게 마운드의 난조로 자멸했다.
26일 잠실구장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이번 시범경기 1위(LG)와 공동 3위(롯데)인데다, 팀 타율 1위를 다투는 두 팀이기도 하다.
특히 LG는 강력한 마운드가 돋보이는 팀이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59). 이날 경기전까지 시범경기도 1위(2.03)였다. 반면 롯데는 팀 타율 1위(0.308) 평균자책점 5위(3.89)였다.
승부는 생각보다 싱겁게 갈렸다. 롯데는 조세진 정보근 고승민(이상 2안타)을 비롯한 타자들의 방망이가 뜨거웠던 반면, LG 투수진은 볼넷과 사구를 쏟아내며 스스로 무너졌다.
롯데 타선의 압박은 선발 이민호도 예외가 아니었다. 1회를 3자 범퇴로 마친 이민호는 2회 선두타자 정 훈에게 2루타, 고승민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3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김민수를 뜬공 처리하며 버텼다.
3회에도 선두타자 정보근이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진 1사 2루에서 조세진의 적시타로 롯데가 선취점을 뽑았다. 그래도 이민호는 이대호를 병살 처리하며 3이닝 1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악몽은 4회 2번째 투수 강효종부터 시작이었다. 강효종은 정 훈과 피터스에게 연속으로 몸에 맞는 공을 던졌고, 한동희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우익수 송찬의의 실책까지 겹치며 2루주자 정 훈이 홈을 밟았다.
문보경의 호수비로 1아웃을 잡았지만 김민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정보근의 타석에선 어림없는 바깥쪽 폭투가 나오며 1점을 추가로 내줬다. 정보근을 삼진, 박승욱을 뜬공으로 잡아내며 2점으로 묶은게 천만 다행이었다.
5회 교체된 LG 이찬혁 역시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조세진에게 2루타, 이대호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정 훈에게 또 사구가 나왔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2타석 연속 사구를 맞은 정 훈은 자신도 모르게 발끈하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롯데는 피터스의 병살타로 1점을 추가했다.
6회 등판한 이우찬도 첫 타자 고승민에게 볼넷, 폭투에 이어 김민수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5점째. 정보근의 번트 때는 LG 3루수-투수-포수가 서로 볼을 미루다 내야안타를 내주는 촌극도 벌어졌다. 박승욱의 1타점 2루타로 롯데가 6점째를 뽑았다. 그래도 이우찬은 이어진 무사 2,3루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7회초에는 함덕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함덕주도 1사 후 한동희에 볼넷, 고승민의 우전안타, 김민수에게 이날 LG의 4개째 사구가 나오며 삽시간에 1사 만루가 됐다.
하지만 지시완 신용수를 연속 심진 처리하며 연속 이닝 실점을 4이닝에서 끊었다.
그래도 8회 등판한 김대유는 롯데 타선을 2회 연속 3자 범퇴 처리하며 자리를 비운 류지현 감독에게 위안을 안겼다.
롯데는 최준용이 3이닝 무실점, 이인복이 4이닝 1실점, 강윤구가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LG 타선을 3안타 1득점으로 꽁꽁 묶고 완승을 따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