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벼랑 끝에 있다고 생각하겠다."
'벼랑 끝'이라는 단어. 비장하다. 떨어지면 그대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위협적인 장소를 말한다. 보통은 단기전 승부에서 첫 판에 패하거나 혹은 탈락의 위기에 몰린 감독들이 '사즉생, 생즉사'의 비장한 출사표를 내밀 때 사용하는 단어다.
그런데 이 단어를 2전3선승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이 썼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주전 멤버들이 대거 빠진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90대65의 대승을 거뒀다.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는 단단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역대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확률은 무려 84.8%나 된다.
하지만 위 감독은 승리 후에도 안심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신한은행의 반격을 걱정하며 "벼랑 끝에 있다고 생각하고 모레 2차전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거의 85%에 달하는 확률을 받아놓고도 위 감독이 이렇게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비록 WKBL 전체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시 챔프전 진출확률이 85%에 근접했다고 해도, 우리은행은 이 통계치에서 예외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PO 1차전 승리 시 챔프전 진출 확률은 불과 60%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5번의 PO에서 1차전에 이기고 챔프전에 오르지 못한 경우가 2번이나 된다. 모두 용인 삼성생명에게 패했다. 2018~2019시즌에 1차전 승리 후 2연패로 탈락한 데 이어 2020~2021시즌에도 역시 삼성생명에 덜미가 잡혔다.
때문에 위 감독은 1차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안심할 수 없던 것이다. 바로 전 시즌에 아픔을 겪은 만큼 1차전 승리 후 한층 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는 이유다.
위 감독의 이런 경계심은 결코 과하지 않다. 신한은행이 비록 1차전에서 25점차 대패를 당했지만, 김단비 이경은 등 베테랑 선수들이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출전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전략가'인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은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선수들을 배제하며 1차전을 사실상 넘겨줬다. 7일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전력을 총동원해 반격을 노리고 있다. 위 감독은 이런 점을 날카롭게 주시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플레이오프는 2차전이 '진검승부'인 셈. 과연 우리은행이 60%의 데이터를 극복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지, 신한은행이 반격에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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