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렇게 되면 돈 쓰는 구단들만 바보되는거에요."
한 K3리그 팀 감독의 안타까움이었다. 한창 리그가 진행 중인 K3리그가 '병역 선수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정확하게는 '산업기능요원'의 출전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작은 2021시즌이었다. 울산시민축구단이 '산업기능요원'을 출전시킨 것이 시즌 종료 후 확인됐다. 이를 두고 구단들 사이에 난리가 났다. K3리그는 규정 제2장 제16조 9항에 따라 '사회복무요원' 선수를 등록할 수 없게 돼 있다. K4리그는 팀당 최대 10명까지 등록할 수 있다. 상무 입대에 실패한 K리거들이 K3리그가 아닌 K4리그에서 뛴 것도 이 규정 때문이다. 헌데 '산업기능요원'에 대해서는 명시된 것이 없다. 울산시민구단은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결국 2021년 11월, K3리그를 운영하는 대한축구협회와 각 구단 프런트들이 모인 워크샵에서 이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대부분이 '산업기능요원' 출전에 반대의 목소리를 낸 가운데, 승격팀과 일부 하위권팀들은 다른 주장을 펼쳤다. 결론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2022시즌 승격한 시흥시민축구단이 '산업기능요원'을 대거 선발하며 문제가 커졌다. 결국 1월 K3리그 일부 팀 감독과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K3리그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회의가 열렸다.
K3리그 출범 과정부터 관여했던 김승희 대전한국철도 감독은 "K3리그가 출범하며 대부분의 규정은 유예기간을 뒀다. 구단들의 현실적인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딱 한가지, '병역 선수'에 관해서는 K3리그에서 뛸 수 없다는게 명확한 원칙이었다. 리그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연히 K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의 기량이 압도적이지 않나. 지금은 사라진 내셔널리그에서 병역 선수가 없었던 이유기도 하다. 모든 팀들이 공감했고, 합의했다. '규정에 있는 사회복무요원은 안되지만 규정에 적혀있지 않은 산업기능요원은 된다?'는 것은 명백한 꼼수며, 출범 후 세운 대원칙에서 어긋나는 일"이라고 했다.
같은 이유로 많은 팀들이 '산업기능요원'의 등록을 강력히 반대했지만, 협회는 미온적이었다.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협회는 선수등록 마감일에 앞서 '산업기능요원' 출전에 관한 가이드 라인을 각 구단에 내렸다. '이번 시즌까지 5명 출전 가능, 다음 시즌부터 출전 불가'로 결론을 내렸다. 많은 구단들의 반대 속에서 시즌은 시작됐고, 공교롭게도 시흥시민축구단은 6라운드를 마친 지금,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A팀 감독은 "올 시즌 K3리그도 K리그처럼 5명까지 교체가 가능하다. 산업체에서 근무하는만큼, 훈련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산업기능요원' 선수들의 체력적 부분이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각 구단들은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B팀 감독은 "협회가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몇번이나 있었다. 규정에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협회가 정확히 '안 된다'라고 결론을 내려줬으면 일찌감치 끝날 수 있던 문제였다. 축구 잘하는 '전문연구요원'이 있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했다. C팀 감독은 "우리가 1년에 30억 가까이 쓴다. 몇억 쓰지도 않고 '산업기능요원' 선수들을 활용해 좋은 성적을 거둔 팀들을 보고 지자체나 모기업에서 어떻게 생각하겠나. 과거 한 내셔널리그 구단이 병역 선수들이 뛰던 지역 라이벌팀에 밀려 전국체전 출전에 실패하자 해체됐던 일이 실제로 있었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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