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정은원은 LG 홍창기와 함께 리그 최고의 출루머신으로 꼽히는 선수. 지난해 0.283 타율보다 1할 이상 높은 0.407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팀 승리 기여에 있어 출루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그는 지난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런 그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시즌 최대 화두인 S존 확대다.
스타일을 살짝 바꿨다. 기다리는 대신 좋은 공은 이른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변화. 아직까지는 적응 기간이다.
9경기를 마친 12일 현재 0.162의 타율에 그치고 있다. 트레이드마크인 출루율도 0.244에 불과하다.
9경기 중 멀티히트는 2일 두산과의 개막전 3안타가 유일하다. 안타와 볼넷을 동시에 기록한 경기도 단 2경기 뿐이다. 최근 4경기에서는 15타수1안타로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다.
리드오프의 출루 저하. 팀 득점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워낙 빼어난 자질의 타자임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 속에 일시적 혼돈과 하향 사이클이라는 입장. 정은원에 대한 언급에도 태연하기 그지 없다.
1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두번째 경기를 앞두고 수베로 감독은 대뜸 예언을 했다. "시즌 초 잘 맞은 뜬공이 몇개 잡히는 게 있었다"며 일시적 슬럼프 원인을 분석한 그는 "오늘 BP(배팅프랙티스)에서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았다. 오늘 그의 타격을 지켜보는 게 관전포인트 될 것"이라며 활약을 장담했다.
그러면서 "워낙 출루를 잘하는 선구안이 좋은 선수다. 본인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의욕이 앞선 스윙이 있었다. 슬로스타터인 만큼 페이스가 서서히 올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S존 확대로 인한 한화 타자들의 불리함에 대해서도 수베로 감독은 "존이 바뀌고 정상화 여부를 떠나 타자들이 누가 봐도 볼인 공에 어이없게 방망이 나가는 것만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며 "사실 힘들고 적응해야 하는 건 선수가 아닌 심판이다. 그동안 타이트한 존을 운영하다 넓어진 존에 적응하려면 일주일, 한달, 아니 1년이 걸릴 수도 있다. 우리 모두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기다려야 한다. 지금 존에 대한 유불리를 말하는 건 이른 판단이지 않을까 싶다"며 기다림의 여유를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과연 수베로 감독의 예언대로 정은원은 S존 확대 속 일시적 혼돈 상황을 극복하고 최강 출루머신의 위용을 되찾을까. 이날 승부의 키가 될 관전 포인트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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