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프로 16년 차 베테랑 손아섭(34)의 가치.
그라운드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덕아웃에서, 클럽하우스에서 후배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이 대단하다.
철저한 자기관리의 화신. 보고 배우는 것부터, 그가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금과옥조다.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시즌 첫 경기. 2안타 2타점에 결승타로 11대8 승리를 이끈 그는 후배들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을까.
"장난도 많이 치고 하는데 기술적인 이야기 보다는 루틴적인 부분, 몸 관리 방법 등을 물어보는 편이에요. 저는 야구에 대한 자세나 열정을 많이 이야기 하는 편이죠."
살아있는 레전드 선배의 한미디.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위치에서 모든 것을 흡수하고 싶은 후배가 있다.
백업포수 박대온이다. 그야말로 손아섭 껌딱지다.
"요즘 대온이가 껌딱지 처럼 붙어 있어요. 얼마 전에 라커룸도 바로 제 옆자리로 옮겼더라고요.(웃음)"
손아섭 바라기. 모든 것을 따라하다 못해 이제는 방망이 까지 빌려가기 시작했다.
이날 8번 포수로 선발출전한 박대온은 6회 손아섭 선배에게 빌린 배트로 좌중간 2루타를 날렸다. 지난 5일 롯데 전 이후 10경기 만에 터뜨린 시즌 두번째 장타.
신기한 일이다. 체구가 큰 편이 아닌 손아섭 선배의 배트가 박대온의 스펙에 맞을 리가 없다. 게다가 손아섭 배트는 끝부분에 테이핑까지 돼 있다. 어색할 수 밖에 없는 남의 방망이.
하지만 선배의 기를 담뿍 받은 그 배트로 박대온은 빨랫줄 같은 타구를 생산해냈다.
이 경기를 계기로 향후 '껌딱지 후배'의 배트 빌리기가 잦아질 전망. 손아섭은 어떤 생각일까.
"좋은 기운을 받고 싶다며 써도 되느냐고 묻길래 가져가서 잘 치라고 했어요. 빌리러 오면 언제든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죠. 어떻게 제 배트로 잘 칠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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