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대참사였다.
맨유가 127년 만에 리버풀에 굴욕을 당했다. 맨유는 지난(이하 한국시각) 리버풀에 0대4로 대패했다. 맨유는 지난해 10월 25일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0대5로 패해 한 시즌 두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9실점하고 말았다.
이건 프리미어리그 불명예 기록이다. 1892~1893시즌 맨유는 선덜랜드를 상대로 한 시즌 두 경기에서 총 0대11로 무너진 바 있다. 이후 129년 만에 리버풀과의 한 시즌 2연전에서 0-9 패배를 당했다.
지난 20일 경기만 다시 복기해보면 맨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볼점유율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볼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공격할 기회가 많아지고 실점할 기회가 줄어든다. 때문에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한 가지가 볼점유율이다. 물론 효율적인 볼점유율이 나와야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날 맨유가 기록한 볼점유율은 28.4%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수치스러웠다. 역대 맨유의 최소 볼점유율 부문에서 네 번째로 낮은 숫자였다. 최악은 2017년 12월 2일 아스널전에서 3대1 승리에도 불구하고 24.9%의 볼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는 2020년 3월 8일 맨시티전(27.7%), 3위는 2019년 12월 7일 맨시티전(28.1%)였다.
특히 맨유의 역대 최소 볼점유율 중 상대 팀에 맨시티가 6차례, 리버풀이 3차례, 아스널이 1차례 등장한다.
더 굴욕적인 건 압박이 실종됐다는 증거다. 이날 리버풀은 897개의 패스를 시도해 91%를 기록했다. 헌데 이 중 '통곡의 벽' 버질 반 다이크와 티아고 알칸타라가 맨유를 농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 다이크는 이날 106개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상대 중앙 수비수가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다는 건 3-4-2-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에 선 마커스 래시포드와 2선에 포진된 브루노 페르난데스, 안토니 엘랑가의 전방 압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알칸타라도 105차례나 패스를 성공시켰다. 중원에서도 리버풀의 공격 전개를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는 증거가 나타났다.
수치스러운 기록이 또 나온다. 2003~2004시즌 이후 맨유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100차례 이상 패스를 성공시킨 선수는 역대 네 명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날만 두 명이 추가됐다.
그야말로 맨유의 '굴욕 데이'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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