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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 팀 구한 '154㎞' 2년차 파이어볼러, 원석 아닌 강심장이네 [부산핫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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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작년과 올해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이 다르다. 경험만 좀더 쌓으면 된다."

프로 2년차 투수 조요한(22)에 대해 묻자 김원형 SSG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지난해 SSG의 신인드래프트 야심찬 한수였다. 광주일고 시절 모교를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1년 후배 정해영(21)에게 쏠렸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동강대를 거쳐 지난해 다시 신인 드래프트에 발을 들였다. '로또 지명', '원석 픽'이란 평가를 받으며 SSG 유니폼을 입었다.

무엇보다 150㎞대 중후반을 넘나드는 직구의 매력은 돋보였다. 안정된 투구폼도 호평받았다. 하지만 이닝당 투구수가 40개를 넘길 만큼 절망적인 제구력의 보완이 관건이었다.

프로 입단 후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퓨처스에서 27경기 26이닝 1승2패 8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하며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26~2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잇따라 등판했다. 26일에는 8대1로 앞선 9회말 경기를 마무리하더니, 27일에는 1-1로 맞선 연장 11회말 안타와 고의4구로 1사 1,2루에서 등판, 천하의 이대호(40)를 병살 처리하며 끝내기 위기를 넘겼다. 12회말에도 피터스 이학주 조세진을 3자 범퇴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삼진 1개를 추가한 것은 덤. 1군 3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원형 감독은 "올해는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넘치는게 보인다.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해야한다. 구위는 이미 인정받았고, 디테일한 제구만 좀더 뒷받침되면 프로에서 필승조로도 손색없는 투수"라고 호평했다. 말로만 칭찬한 것이 아니라, 이날 경기에서의 기용으로 그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것.

그 믿음을 뒷받침하는 화려한 구위도 인상적이었다. 최고 154㎞에 달하는 직구와 146㎞를 넘나드는 슬라이더로 그동안 주로 퓨처스에 머물렀음에도 뜨거운 주목을 받아왔는지를 증명했다.

무게감이 가볍지 않은 경기였다.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등판, 6이닝 1실점(무자책)으로 호투했다. 실점 과정에선 대선배 최 정과 최주환의 실책이 있었다. 만일 패하기라도 한다면 이들에게 책임 추궁이 쏠릴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추신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롯데 불펜진을 상대로 8회부터 4이닝 연속 3자범퇴를 당하는 등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져있는 SSG의 현실도 만만찮았다.

하지만 덕분에 조요한의 거침없는 투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결정적 끝내기 위기에서 조요한을 올린 김원형 감독의 배짱, 그리고 이대호를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고 거침없이 승부하며 병살타로 마무리하는 조요한의 담대함이 돋보였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