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오마리 스펠맨(안양 KGC)의 눈빛은 달라졌지만, 체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안양 KGC는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7전4승제)에서 76대97로 패했다. KGC는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키 플레이어는 오마리 스펠맨이었다. 스펠맨은 정규리그 종료 직전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6강 플레이오프(PO), 수원 KT와의 4강 PO에 나서지 못했다. 그는 SK와의 챔프전을 앞두고서야 복귀를 알렸다.
관건은 경기력이었다. 스펠맨은 부상 탓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 경기 감각 역시 뚝 떨어진 상태였다. 지난 2일 열린 1차전에서 16분50초 동안 6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스펠맨이 해줘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문성곤마저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스펠맨의 중요도가 훨씬 높아진 것이다. 김 감독은 "스펠맨이 아프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SK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스펠맨이 해주는 것이다. 힘을 쓸 수 있는 스펠맨이 해줘야 다른 쪽에서 상대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자존심을 지켜달라고 했다. 자기도 이렇게는 '못 진다'고 했다. 눈빛이 다르다. 어린 선수기 때문에 감정이 굉장히 바뀐다. 지금 그 감정은 만회를 위해 할 것이다. 자제만 시키면 금방 자기 컨디션을 찾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시작됐다. 스펠맨은 선발로 코트를 밟았다. 첫 득점 역시 그의 몫이었다. 스펠맨은 골밑에서 압도적 힘을 발휘해 득점포를 가동했다. 팀이 10-13으로 밀리던 1쿼터 초반에는 깔끔한 외곽포까지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1쿼터 6분36초 동안 9골-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2점슛 성공률은 100%(3/3)에 달했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스펠맨은 2쿼터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 4분18초를 뛰며 3점을 넣는 데 그쳤다. KGC는 한때 23-35까지 크게 밀렸다.
벤치에서 숨을 고른 스펠맨은 3쿼터 다시금 힘을 냈다.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3쿼터 5분55초를 남기고 리바운드 과정에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최준용과 신경전을 벌인 뒤 벤치로 물러났다.
마지막 쿼터. 스펠맨은 다시 코트에 나섰다. 상대 파울로 자유투를 얻어내 깔끔하게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스펠맨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다. 그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KGC는 패배를 떠안았다.
잠실학생=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