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여전히 박병호의 시대다.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KT 위즈 박병호는 지난 11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1루서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11호였다.
5월 들어서만 9경기에서 6개의 아치를 그렸다. 통산 5차례 홈런왕 시절의 몰아치기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박병호는 2012~2015년, 2019년에 걸쳐 홈런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시즌에도 홈런왕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이날 현재 홈런 부문은 박병호가 1위, LG 김현수와 롯데 한동희가 7홈런으로 공동 2위다. 이어 삼성 오재일, LG 오지환, 키움 박찬혁, SSG 케빈 크론 등 4명이 6개로 공동 4위에 랭크됐다. 그 뒤로 두산 김재환, 삼성 호세 피렐라, SSG 한유섬, KIA 나성범과 박동원이 5개의 아치를 그려 공동 8위를 형성했다.
주목할 것은 외인 타자들을 제외한 홈런 상위 10명 가운데 20대 이하는 3년차 한동희(23)와 신인 박찬혁(19) 둘 뿐이라는 점이다. 아직도 30대가 주류다.
이날 박병호의 홈런은 여전히 그의 파워가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볼카운트 3B1S에서 좌완 이의리의 5구째 가운데 높은 146㎞를 그대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타구 속도 169㎞, 발사각 38.9도. 홈런 타구의 이상적인 발사각인 25~30도보다 훨씬 큰 각도로 큰 포물선을 그리며 120m 이상을 날아갔다.
박병호는 경기 후 현장 인터뷰에서 "지난 주에 홈런을 몰아쳤을 뿐이다. 타이밍에 여유가 생기면서 좋은 타구가 연결되고, 뜬공과 정타가 나오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중요한 건 꾸준함 아닌가 싶다"고 했다.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행하는 박병호의 자세는 여전하다.
박병호는 개인 통산 338홈런으로 이 부문 역대 7위에 올랐다. 2020년과 2021년 부상과 부진으로 각각 21홈런, 20홈런에 그쳤던 그가 다시 파워풀한 장타력을 되찾은 모습이다. 웬만한 20대 후배들보다 강한 힘과 정교한 컨택트가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최근 홈런 순위를 보자. 작년은 최 정(35개), 나성범(33개), 알테어(32개), 한유섬(31개), 양의지(30개) 순이었다. 2020년에는 로하스(47개), 라모스(38개), 나성범(34개), 양의지, 최 정(이상 33개)이 1~5위를 형성했다. 그리고 2019년에는 박병호(33개), 로맥, 최 정(이상 29개), 샌즈(28개), 로하스(24개)가 톱5였다. 외인 타자를 빼면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올해도 30대 거포들 중심으로 홈런 레이스가 전개되고 있다. 박병호가 올해 6번째 홈런왕에 오른다면 역대 최고령 홈런왕 기록을 세운다. 그는 오는 10월 36세 3개월이 된다. 역대 최고령 홈런왕 기록은 2005년 현대 서튼의 35세 5개월이다.
한동희는 5월 들어 아직 홈런이 없지만, 고감도 타격감을 발휘 중이다. 이날 현재 타율 0.374, 7홈런, 22타점, OPS 1.069의 기록. 박병호의 독주를 견제할 영건 파워히터는 사실상 한동희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