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김광현도, SSG 랜더스도 살린 최 항의 결정적 수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와의 경기가 열린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SSG는 이 경기 전 3연패 늪에 빠졌다. 다른 하위권 팀에게 3연패는 별 일 아닐 수 있지만, 올시즌 개막 후 압도적인 페이스로 선두를 달리던 SSG에게는 충격이 컸다. 시즌 첫 3연패였다.
그래도 희망이 있었던 건 14일 경기 선발이 에이스 김광현이었다는 점이다. 이 경기 전까지 6경기 5승. 압도적 투구를 펼쳤다. 누굴 만나도 이길 것 같은 느낌을 줬다.
하지만 김광현도 사람이었다. 연패에 대한 부담에, 생각지 못한 플레이 하나로 흔들렸다. 팀이 1-0으로 앞서던 6회초. 선두 최승민이 친 타구가 김광현과 1루수 케빈 크론 사이로 흘렀는데 이 타구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크론이 공을 잡고 최승민을 직접 태그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던 김광현에게 토스를 해도 아웃 시키기 힘든 타이밍이었지만, 어찌됐든 김광현은 이 상황에 순간적으로 기분이 상했는지 갑작스럽게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패대기볼'이 나왔고, 공이 높은 곳으로 몰렸다.
손아섭, 이명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동점이 문제가 아니었다. 박민우에게 사구까지 허용했다. 무사 만루 대위기. 여기에 타석엔 상대 간판 양의지.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김광현의 높은 커브를 양의지가 건드렸다. 찍힌 타구가 3루쪽으로 높이 튀었다. 그런데 3루수 최 항이 껑충 뛰어 이 공을 잡아냈다. 그리고 침착하게 홈으로 송구해 5-2-3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후속타자 닉 마티니를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김광현은 포효했다. 이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냈다는 것, 대성공이었다.
결국 위기를 넘긴 SSG는 6회말 오태곤의 적시타로 앞서나가며 2대1 승리를 따냈다. 3연패 탈출.
만약 최 항이 타구를 잡지 못했거나, 급한 나머지 홈에 송구를 정확히 하지 못했다고 가정해보자. 역전에 NC 찬스가 계속 이어지고, 경기 흐름 자체가 NC쪽으로 완전히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경기 패배는 물론이고, 김광현을 내고도 연패를 끊지 못한 SSG의 연패는 더 길어질 가능성이 충분했다. 2위 LG 트윈스가 3.5경기차로 따라붙은 타이밍에 연패가 길어진다면, 올시즌 정용진 구단주의 전폭적 지지 아래 우승에 도전하는 SSG에 엄청난 치명타가 될 뻔 했다.
김광현도 마찬가지다. 올시즌 1실점 이상의 경기가 없었다. 만약, 그 장면에서 3~4실점 이상을 했다면 시즌 첫 패전은 물론이고, 팽팽히 버티던 실이 뚝 끊어지는 것처럼 시즌을 치르는 김광현의 텐션이 크게 흐트러질 뻔 했다. 하지만 최 항의 수비 하나로 김광현은 7경기 6승 평균자책점 0.60의 언터쳐블로서 명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최 항은 FA 계약으로만 192억원을 번 SSG 간판스타 최 정의 친동생이다. 타격 재능은 인정받았지만, 불안한 수비와 꾸준함이 떨어져 늘 백업에 만족해야 했다. 원래 2루가 주포지션인 최 항은 이날 공교롭게도 형 최 정이 부상으로 빠져 3루에 투입됐는데, 그 자리에서 엄청난 수비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광현은 경기 후 "제2의 최 정이 아닌 제1의 최 항이 되기를 바란다. 어느 포지션에서든 꾸준히 경기를 뛰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며 진심어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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