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빨리 달성했으면 좋겠다."
18일 부산 사직구장.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대투수' 양현종(34)의 개인 통산 150승 재도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일찍 달성할 수도 있는 기록이었다. 지난달 2일 개막전부터 이날 전까지 양현종은 8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승패 없이 물러난 노디시전이 4번이나 됐다. 이 중 3경기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상대팀 1선발과 만나는 이른바 '에이스 맞대결'이 많았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은 아무래도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불운도 있었다. 모처럼 타선 득점 지원이 이뤄진 지난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5-0으로 앞선 2사 1, 2루에서 뿌린 직구가 손에서 빠져 박해민의 헬멧을 직격하는 이른바 '헤드샷'이 돼 즉각 퇴장 당했다.
김 감독은 "앞선 경기에선 야수들이 많이 도와줬는데, 흐름이 이상하게 흘렀다"고 아쉬워 했다. 그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야수들이 (양현종의 기록이 걸린)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 것"이라며 "이왕이면 (기록 달성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와 야수 뿐만 아니라 양현종도 그래야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도 흐름은 꼬이는 듯 했다. 양현종은 1회말 2사 2루에서 이대호를 상대로 선택한 초구 129㎞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고, 2실점했다. KIA가 2회초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며 양현종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2회말엔 선두 타자 김민수의 땅볼을 3루수 김도영이 1루로 뿌렸으나 뒤로 빠졌고, 3, 4회초 공격에선 두 번이나 외야 직선타가 주자 오버런으로 인한 더블플레이가 되는 등 꼬인 실타래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양현종은 에이스 답게 곧 안정감을 찾았다. 4회 7개, 5회 6개, 6회 8개 등 적은 투구수로 아웃카운트를 채워갔다. 흔들리던 야수들도 5회초 나성범의 역전 적시타, 6회말 이창진의 호수비 등으로 양현종에 힘을 보탰다.
8회에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 타자 신용수와의 승부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땅볼을 유도한 양현종은 이어진 타석에서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줬다. 서재응 투수 코치와 의견을 주고 받은 양현종은 전준우와의 승부에서도 볼 3개를 잇달아 던졌다. 양현종은 전준우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3루측 KIA 응원석에서 "양현종!"을 연호하자, 양현종은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탈모 후 고개를 숙이며 감사함을 표했다.
후배들의 지원 사격이 이어졌다. 양현종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은 전상현은 롯데 중심 타자 한동희를 삼진 처리하면서 동점 위기를 넘겼다. 9회초엔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선 이창진이 좌월 쐐기포를 치면서 승기를 굳혔고, 9회말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2점차 리드를 지켰다.
에이스의 혼을 담은 역투와 원팀 정신이 결국 대기록을 만들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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