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 또 블론이구나…"
기적 같은 역전 홈런이 터지며 뒤집었는데, 실책과 안타가 겹치며 끝내기 위기를 맞이했다.
아직 마무리로는 첫 시즌을 보내는 풋내기. 21세 최준용(롯데 자이언츠)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떠나간 선배 손아섭(NC 다이노스)의 조언이었다.
4월을 2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의 호성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5월 들어 마무리와 필승조를 오가는 혼란 속 패전과 블론 세이브가 이어졌다. 6경기 동안 세이브 없이 2패(2블론) 2홀드만 추가했다.
마침내 지옥 같은 아홉수를 벗어났다. 22일 잠실구장. 롯데는 9회초 터진 고승민의 역전 3점 홈런으로 5-4 뒤집기에 성공했다.
최준용은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1사 1,3루에서 대타 홍성호를 삼진, 허경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주중 시리즈 스윕패로 시작했지만, 주말 시리즈에서 위닝을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9회말, 선두타자 안권수는 2루 옆을 스치는 날카로운 타구를 때렸다. 롯데 유격수 이학주가 잘 따라가 건져올렸지만, 1루 송구가 빗나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공이 야구장 벽에 끼면서 2루 안전진루권까지 보장됐다. 무사 2루. 이날 2개째 실책, 그것도 가장 결정적 순간에 범한 이학주는 고개를 숙이며 자책했다.
하지만 최준용이 오히려 '파이팅'을 외치며 선배를 격려했다. 경기 후 만난 최준용은 "이학주 형한테 괜찮다고 했다. 실점 나온 것도 아니고 막으면 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위기도 있었지만, 크게 긴장하진 않았다. 나는 내 공을 믿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전준우 선배님, (한) 동희 형이 부상으로 빠져서 오늘도 졌다면 팀이 힘들어질 수 있었다. 첫 타자가 실책으로 나갔을 때 '아, 올핸 정말 힘든 일이 많구나'라는 생각도 잠깐 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직구 구속이 평소보다 덜 나왔는데, 정신력으로 극복한 것 같다,"
1사 1,3루에서 두산은 대타 홍성호가 나섰다. 딱 벌어진 체격이 돋보였다. 1군 출전이 올해 나선 딱 3경기, 4타석밖에 없는 선수다. 정보가 부족했다. 이때 최준용은 손아섭의 조언을 떠올렸다.
"전에 손아섭 선배님이 같이 밥먹다가 해준 말이 있다. 벤치에 있다가 대타로 나오는 선수가 있을 때는 그냥 직구를 던지라는 거다. '하루종일 앉아있다가 갑자기 나와서 네 직구 치기 쉽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그 말을 떠올리며 과감하게 직구로 승부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홍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지막 타자는 베테랑 허경민이었다. 타구도 제법 매서웠다. 공교롭게도 결승포를 때린 고승민이 허경민의 타구를 발빠르게 전져올리며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최준용은 "(딱하고 맞았을 때)사실 아 또 블론이구나 생각했다. 이거 안타네? 싶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쉰뒤 "오늘은 손아섭 선배님한테 감사하다고 카톡이라도 보내야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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