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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광주야 잠실이야…KIA 불방망이, 팬심도 불 붙였다[잠실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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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상승세를 탄 호랑이 군단의 발걸음, 팬들도 신바람을 냈다.

31일 잠실구장. 원정팀 응원석인 3루측 관중석은 붉은색과 노란색 물결이 넘실거렸다. 경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구장 주변엔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삼삼오오 모인 이들의 공통된 주제는 'KIA'였다. 경기 개시 시작인 오후 6시30분엔 이미 3루측 대분분의 관중석이 발디딜 틈 없이 채워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는 승패마진 +5(27승22패)로 3위를 달리고 있었다. 4월 한달간 타격 부진 속에 승패마진 -4로 5월 출발선에 섰다. 하지만 방망이에 불이 붙기 시작하면서 버티던 마운드와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이런 가운데 KIA가 자랑하는 '대투수' 양현종이 등판하는 이날 경기는 팬들의 발걸음을 야구장으로 향하기에 충분했다.

열기와 달리 출발은 고요했다. 양현종이 초반부터 난조를 보였다. 1회 선제 솔로포를 허용한데 이어 2회 볼넷-안타-실책으로 4실점했다. 2회까지 양현종의 투구수는 65개. KIA 타선은 4회까지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승리를 바라며 경기장을 찾은 KIA 팬들에겐 한숨이 나올 만한 흐름이 이어졌다. 1루측 내야 대부분을 채운 두산 팬들의 구호는 점점 커져갔다.

5회초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2사 2루에서 김선빈, 나성범이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최승용을 끌어내리자, KIA 응원석의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두산이 올린 김강률이 황대인에 다시 적시타를 내주고 2사 1, 3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타석에 서자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3루측 원정 관중석 뿐만 아니라 좌측 외야 관중석까지 모두 일어나 "테스형 홈런!"을 외치기 시작했다. 이런 응원에 화답하듯 소크라테스가 김강률을 상대로 역전 우월 스리런포를 뽑아낸 순간, 잠실구장은 KIA의 안방인 광주와 다를 바 없는 환호성과 열기로 뒤덮였다.

KIA는 양현종이 5회까지 버틴 뒤, 6회 추가점을 뽑은데 이어 불펜이 격차를 이어갔다. 8회초인 막내 김도영까지 안타 대열에 합류하며 선발 전원 안타를 완성했다. 안타와 득점이 터질 때 마다 "KIA 없이는 못 살아~" 응원가가 잠실벌을 수놓았다. 이날 만큼은 잠실구장이 KIA의 안방과 다름 없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