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벤투호가 세계 최강의 격차를 제대로 확인했다.
한국이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1대5로 패했다. 황의조의 환상골이 유일한 위안일 정도로 세계 최강 브라질에게 완벽하게 밀렸던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원톱에는 황의조(보르도)가 위치한 가운데 2선에는 손흥민과 황인범(서울) 황희찬(울버햄턴)이 포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정우영(알사드)과 백승호(전북)가 출격했다. 포백에는 홍 철(대구) 권경원(감바 오사카) 김영권(울산) 이 용(전북)이 나섰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시와)가 꼈다.
브라질은 전날 훈련에서 통증을 호소했던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가 선발로 나왔다. 네이마르, 히샬리송(에버턴), 하피냐(리즈)가 스리톱에 포진한 가운데 루카스 파케타(리옹) 프레드(맨유)와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가 2선에 위치했다. 다니 알베스(바르셀로나), 마르퀴뇨스(파리생제르맹), 티아고 실바(첼시), 알렉스 산드루(유벤투스)가 포백을 책임졌고, 골문은 웨베르통(파우메이라스)이 지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는 결코 무늬가 아니었다. 브라질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실바가 헤더로 골네트를 갈랐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서막에 불과했다.
한국은 전반 7분 브라질에 선제골을 내줬다. 산드루의 프리킥이 프레드를 거쳐, 히샬리송에게 연결됐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김승규의 몸을 맞고 그대로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브라질은 거칠 것이 없었다. 벤투호는 정우영과 황인범 등 중원이 흔들리면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전반 9분 정우영이 실수한 볼을 빼앗은 네이마르는 한국 수비진 3~4명을 거의 농락하다시피 했다.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은 하피냐의 슈팅이 허공을 가른 것이 다행이었다.
한국이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전반 11분이었다. 손흥민의 첫 왼발 슈팅이 나왔다. 하지만 그 볼은 수비벽에 맞고 흘러나왔고, 황인범이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그러나 브라질은 압박이면 압박, 패스면 패스 좀처럼 흠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네이마르의 현란한 드리블은 파울 외에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
한국 축구도 그냥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31분 기다리던 한 방이 터졌다.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실바와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활짤 열었다.
전열을 재정비 한 브라질은 전반 37분 히샬리송의 헤더에 이은 알베스 슈팅으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김승규의 선방이 빛을 발했다. 하지만 이 용이 산두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거친 태클을 했고, VAR(비디오판독)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네이마르는 전반 41분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동료들과 특유의 '삼바 댄스 세리머니'로 자축한 네이마르는 한국 팬들의 환호에 박수로 화답했다.
브라질은 전반 종료 직전 네이마르의 코너킥을 실바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후반 들어 브라질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7분 알베스가 보내준 패스를 네이마르가 잡았고, 이를 파케타에 찔러줬다. 파케타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김승규의 선방에 걸렸다. 이어진 브라질 공격에서 김영권이 산드루를 넘어뜨렸고, VAR 결과 또 다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네이마르가 또 다시 성공시켰다. 네이마르는 김승규와의 수싸움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
벤투 감독이 변화를 줬다. 후반 12분 이 용 백승호를 빼고 김문환(전북)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투입했다. 한국이 역습에 성공했다. 손흥민이 돌파하며 내준 볼을 황인범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이후에도 브라질은 화려한 패스워크로 계속해서 한국 골문을 두드렸다. 한국은 황희찬의 돌파로 맞섰다.
브라질은 24분 카세미루, 히샬리송을 빼고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누볐던 파비뉴(리버풀)와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를 투입했다. 한국도 황의조 대신 나상호(서울)을 넣었다. 한국은 황희찬과 손흥민의 콤비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브라질의 공격은 계속해서 날카로웠다.
브라질은 33분 네이마르, 하피냐를 제외하고 제주스(맨시티), 쿠티뉴(애스턴빌라)까지 넣었다. 브라질은 한국 실수를 틈타 34분 쿠티뉴가 팀의 네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35분 정우영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황희찬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골키퍼에 막혔고, 이어 손흥민이 전매특허인 환상 감아차기로 득점을 노렸지만 역시 웨베르통 골키퍼에 걸렸다.
한국은 권창훈(김천)까지 넣으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종료직전 제수스에게 또 한 골을 내주며 1대5로 완패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