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를 떠난 닉 킹험. 내구성 문제를 결국 피하지 못했다.
2020시즌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계약한 킹험은 단 두 경기 만에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퇴출됐다. 첫 등판 이후 통증을 호소했고, 이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미국으로 돌아가 수술대에 오른 킹험은 한화와 계약하며 다시 KBO리그 도전 기회를 얻었다. 계약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지만, 한화는 미국 현지에서 체크한 킹험의 기량과 건강함에 초점을 맞췄다.
킹험은 지난해에도 부상 변수를 피하지 못했다. 5월 말 우측 광배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또 부상한 킹험의 공백이 길어지자 한화가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봤다. 프런트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한화는 킹험의 복귀를 기다리는 쪽을 택했다. 한 달여 만에 돌아온 킹험은 남은 시즌을 완주했다. 시즌 25경기 144이닝을 던져 10승8패, 평균자책점 3.19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한화의 기다림은 성공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한화는 지난 4월 중순께 오른쪽 팔뚝 통증으로 이탈한 킹험을 3일 웨이버 공시하면서 결별을 택했다. 킹험에 앞서 팔꿈치 통증이 재발한 라이언 카펜터와도 결별하면서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했다. 불과 이틀 사이에 변화가 결정됐다.
복귀 시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킹험은 1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불펜 피칭에 나섰으나, 통증 재발로 투구를 중단했다. 킹험을 지켜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썩 좋지 않았다"고 우려를 드러낼 정도. 킹험, 카펜터가 시즌 초반부터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우며 선발진을 어렵게 꾸려온 한화 입장에서 또 기다림을 택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와 달라진 여건도 작용한 눈치. 지난해엔 현지 체류 중인 스카우트 리포트와 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며 백신 접종 완료 해외입국자의 자가 격리 면제 조치 등이 시행돼 프런트가 미국 현지에서 대체자 수급 작업을 보다 명확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취업비자 발급 작업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 시일이 오래 소요되지만, 대체 선수 수급이 정밀해진 부분이 더 크게 작용하는 눈치다.
리빌딩 두 번째 시즌에 접어든 한화의 경기력도 꼽을 만하다. 한화는 지난해 시즌 초반 롤러코스터를 타다 연패를 거듭하며 하강 곡선을 그리다 반등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초반 연패 부진 속에 일찌감치 하위권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끈끈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서서히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체질 개선'을 테마로 잡았던 한화가 올 시즌 '이기는 습관'에 포커스를 뒀던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흐름을 이어가고자 하는 열망이 클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수 동시 교체는 이런 열망의 반영으로 볼 만하다.
한화는 카펜터의 대체자로 올 시즌 트리플A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예프리 라미레즈를 낙점했다. 킹험의 대체자도 곧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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