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선 안 됐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별명 '헤어드라이어'로도 널리 알려졌다. 선수들에게 호통을 칠 때 하도 입김이 강해서 마치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한 것처럼 머리카락이 날린다는 뜻이다.
영국 매체 '미러'가 8일(한국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퍼거슨의 헤어드라이어 버튼을 반드시 작동시키는 행위가 있었다. 선수들이 인터뷰를 할 때 이른바 '금지어'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맨유에서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뛰면서 전성기를 누린 프랑스 수비수 미카엘 실베스트르가 한 일화를 소개했다. 실베스트르는 맨유에서 360경기 이상 뛰었다. 미러는 '실베스트르는 올드트래포드에서 9년을 보냈고 당연히 혹독한 헤어드라이어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실베스트르는 "알다시피 '나는 우리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선수가 말한다면, 퍼거슨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회상했다.
경기력에 대한 혹평은 감독만이 가능하다는 퍼거슨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실베스트르는 "당시 우리는 거의 매 경기 후 인터뷰를 했다. 나는 프랑스어로 말을 했지만 번역된 내용이 인터넷에 올라온다. 그리고 타블로이드 신문들이 이를 다시 기사로 쓴다. 그걸 본 퍼거슨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라고 떠올렸다.
실베스트르도 헤어드라이어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실베스트르는 "그 인터뷰는 내 SNS는 물론 신문에도 실렸다. 그래서 헤어드라이어를 두 차례 당했다. 나는 그 후 바로 SNS를 닫았다"라고 추억했다.
실베스트르는 SNS가 축구 선수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경고했다.
실베스트르는 "대부분 사람들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쉽지 않다. 선수들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스무살이 된 지 얼마 후에 1군에 데뷔해서 많은 사생활이 노출되면 견디기 힘들 것"이라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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