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 야구 참 어렵네요!"
14일 열린 KT 위즈-SSG 랜더스전 경기. 해설진이 밝힌 솔직한 심정이다. 야외 경기라는 야구의 특성. 이날 현장에 몰아친 강풍이 승부를 바꿔놓았다.
SSG 선발 이태양은 1회 안타를 하나 내줬지만 견제로 잡았고, 이후 강백호에게 볼넷 하나를 제외하면 KT 타선을 출루 하나 없이 꽁꽁 묶었다. 4회, 다시 만난 강백호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박병호를 뜬공 처리하며 크게 흔들리는 모습은 없었다.
2사 2루에서 만난 장성우. 2볼에서 걷어올린 127㎞ 포크볼이 파울 라인 쪽에 높게 떴다. 타자는 파울임을 직감하고 뛰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날 수원구장에서는 좌측에서 우측으로 초속 4.9m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공을 따라가던 SSG 좌익수 하재훈이 순간 주춤거렸고, 맞바람에 휩쓸린 타구는 역방향으로 꺾이면서 그대로 좌측 폴대 구석 페어 지역에 내리꽂혔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홈런, 팽팽한 0의 균형이 깨진 순간이었다. 데뷔 12년차 베테랑인 이태양도 순간 울컥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KT는 이후 SSG에게 2-4 역전을 허용했지만, 7회말 볼넷과 실책, 내야안타, 뜬공, 그리고 심우준의 희생플라이 때 SSG 포수 김민식의 포구 실책을 묶어 승부를 뒤집으며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5승을 꿈꿨던 이태양으로선 천추의 한이 된 한방이었다. 장성우로선 최근 4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치며 올시즌 홈런 9개를 기록, 커리어하이(14개) 경신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만난 장성우는 "시즌초에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많이 가면서 타격 기록이 좋지 않았다. 딱히 컨디션 문제도 없었는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보면 또 오늘 같은 일도 있다. 이렇게 평균으로 가는 게 아닐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감독님께서 '외국인 타자 와도 네가 5번을 쳐야한다. 넌 20개 이상 칠 수 있다. 더 집중해라' 격려를 많이 해주신다. 형들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난 한번도 20홈런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럴 때 한번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다만 "난 4번은 아니다. 그럴 그릇이 못된다. 1할 쳐도 4번은 박병호 형이 쳐야한다. 난 5번에서 박병호 형하고 어려운 승부하고 넘어온 투수들 상대로 잘 쳐보겠다"며 웃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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