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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빛본 22세 거포, 외인·전설과 포지션 다툼? "함께 쓰긴 어렵다" [수원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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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케빈)크론은 언제 올라오나요? 전의산하고 교통정리가 되나요?"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치는 입단 3년차 거포 유망주. 보통의 경우라면 고민할 이유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SSG 랜더스의 사정은 다르다. 김원형 SSG 감독의 표정이 흐려졌다.

고교 시절 전의산은 드래프트 전부터 2차 1라운드 지명이 확실시되는 전국구 '포수' 유망주였다. 1m88의 큰 키에 그에 걸맞은 당당한 체격. 그리고 가히 총알같은 타구 속도의 소유자였다. 4할 타율, 5할 출루율, 7할 장타율을 기록하며 고교 무대를 초토화시켰다.

하지만 정작 신인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측은 전의산을 '내야수'로 호명했다. '제 2의 최정'에 초점을 맞춰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성장은 생각보다 더뎠다.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퓨처스에서도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시즌 눈을 떴다. 퓨처스 5월 MVP를 수상했고, 외국인 선수 케빈 크론이 6월 들어 23타수 1안타의 부진에 빠지자 지난 8일 그와 자리바꿈을 했다. 1군 데뷔 첫 안타부터 2루타였고, 표본은 적지만 찬스에도 강하다(득점권 8타수 4안타). 급기야 한유섬이 휴식을 취할 때는 4번타자를 꿰찼다. 1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데뷔 첫 홈런도 쏘아올렸다. 14일 KT 위즈전에선 무안타로 침묵하고도 타율이 3할9푼1리에 달한다.

전의산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면서 김원형 SSG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러모로 크론과의 공존이 힘든 선수이기 때문. 김 감독은 "(전)의산이가 1루에서 너무 잘하다보니까…지금은 고민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

같은 날 1군에서 말소된 김광현은 오는 18일 선발 등판이 예정돼있다. 반면 크론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그렇다고 크론이 퓨처스에서 경기를 뛰고 있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나도 머리가 아프다. 둘 중 하나는 대타 아니면 대수비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플래툰을 돌려야한다. 크론이 올라오게 되면 고민을 한번 해보겠다."

포수 출신인 전의산은 수비 포지션이 한정돼있다. 김 감독은 "지명타자는 정해져있고(추신수), 1루가 자기 포지션이고, 3루까진 연습했다고 하는데…"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SSG의 주전 3루수는 최 정이다.

다만 전의산의 타격이 일시적인 호조는 아니라는 확신은 있다. 그는 "지금이 (타격 사이클의)꼭지점이긴 할 거다. 다만 타격 스타일이나 메커니즘, 특히 선구안이 좋은 선수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잘해줄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만약 추신수가 외야로 나가게 되면 그나마 희망이 좀 생긴다. 김 감독은 "추신수는 전반기까진 지명타자로 뛴다. 날씨가 좀 더워지면 외야 수비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