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거론되는 것 자체가 지금 그만큼 잘 하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내야수 김인환(28)의 신인왕 등극 가능성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김인환의 방망이는 최근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34경기 타율 2할8푼6리(119타수 34안타), 7홈런 2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7이다. 홈런 부문에선 '이적생' 이진영(25)과 함께 팀내 공동 1위, 장타율(0.504) 1위다. 아직 표본 수가 많진 않지만, 지난달 3일 1군 승격 후 한 달 동안 기록한 수치라는 점에 주목해 볼 만하다. 수베로 감독은 "좋은 파워를 가진 타자로 팀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순고-성균관대를 거친 김인환은 2016년 육성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이전까지 '연습생'으로 불렸던 육성 신분으로 두 시즌간 프로의 꿈을 키웠다. 2018년 정식 선수 계약을 하고 4경기에 나섰으나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듬해 18경기에서도 42타수 9안타, 홈런 없이 2타점의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김인환이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그를 주목하는 눈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퓨처스 17경기에서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장타도 심심찮게 터뜨리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퓨처스 리포트를 확인한 수베로 감독이 1군에서 기회를 부여했고, 김인환은 스스로의 힘으로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꿰찼다.
김인환이 이대로 1군에서 '만족스런 수치'로 시즌을 완주한다면 '늦깎이 신인왕'도 꿈은 아니다. 정식 선수 계약 후 5년 내 1군 60경기 미만 출전이라는 신인왕 후보 자격을 충족하기 때문. 지난 한 달간 활약상을 통해 김인환의 이름 석 자 뒤엔 '신인왕 후보'라는 수식어가 심심찮게 뒤따르고 있다. 김인환이 신인왕을 차지한다면 2016년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신재영(현 SSG 랜더스·만 27세)을 넘어 '최고령 신인왕'에 등극하게 된다.
미국 시절 수많은 빅리거를 키워냈던 수베로 감독은 김인환의 신인왕 가능성 거론에 대해 "아직 그에 대해 말하기는 이른 시기"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거론되늰 것 자체가 지금 그만큼 잘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힘으로 주전을 차지한 선수다. 때문에 더 칭찬하고 싶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