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LG(트윈스) 있을 때 (이)민호랑 호흡 많이 맞춰봤거든요. 몸쪽 공만 노렸습니다."
주전 포수가 강민호인데 백업이 김태군이다. 제 3포수의 심정은 어떨까.
지난겨울 박해민(LG 트윈스)의 FA 보상선수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김재성이 그 주인공이다. 김재성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혼자 3안타 1볼넷 4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김재성은 "시범경기 LG전에선 너무 신경쓰느라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144경기 중 하나려니' 편하게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라며 미소지었다.
2015년 서울에서 1차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긴 퓨처스생활을 거쳐 지난해 유강남의 뒤를 받치는 백업 포수로 자리잡았는데 팀을 옮기게 됐다. 심지어 제 3포수가 확정적. 하지만 김재성은 "영광입니다. 강민호, 김태군 형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요. 형들이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거든요. 제가 원래 주전 포수였던 것도 아니고"라며 답했다.
타격 자질은 인정받았지만,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타율이 1할3푼2리다. 73경기 65타석의 기회를 받은 지난해에도 단 9안타에 그쳤다. 김재성은 "잘 맞은 타구도 잡히고 하니까 멘털적으로 많이 흔들렸죠. 가끔 나가다보니 결과를 무조건 내야한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삼성에선 마음을 비웠더니 잘되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2회 쏘아올린 투런포는 올시즌 첫 홈런이자 프로 통산 2호포다. 김재성은 "저도 (이)민호랑 맞이 맞춰봐서 슬라이더는…(익숙해요)초구에 몸쪽, 그다음에 바깥쪽, 3구는 무조건 몸쪽에 하나 오겠다 예상하고 노렸어요"라고 말했다.
경기전 채은성 김현수 오지환 등 'LG 형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LG를 떠나게 되서 솔직히 섭섭했는데, 새로운 팀에서 야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즐겁게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죠"라고 강조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어린 허윤동을 김재성이 잘 이끌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두 선수는 1군 콜업 전 퓨처스에서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김재성은 "(허)윤동이 직구는 남달라요. 마지막 순간 떠오르거든요"라며 "빠른공 위주로 공격적으로 하자고 얘기했는데 잘 던져줘서 고맙네요"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야구할 날 많은데, 오늘보다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포수는 수비가 1번이죠. 형들 노하우 제 걸로 만들어서 나중엔 제가 그 자리로 갈 겁니다. 타격도 코치님들과 노력 많이 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LG 선수들 피해다니라는 말에)안에만 가만히 있으려고요!"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