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두산 베어스의 유격수는 김재호, 3루수는 허경민. 두산 팬들에겐 그냥 공식과 같은 얘기다.
김재호가 3루수로 나서는 것은 생각도 해보지 않은 일. 아무래 예전보다 수비가 약해졌다고 해도 두산의 유격수를 물어보면 김재호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김재호는 어린 시절에도 3루수는 거의 출전하지 않았다. 입단 후 지난해까지 3루수로 단 16경기만 출전했고, 마지막 3루수 출전이 10년도 넘은 2010년 9월 1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이었다.
그러나 주전 3루수 허경민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뒤 여러 선수를 3루수로 기용했지만 신통치 않았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를 3루수로 기용했다. 3루수로 나간적이 없는 선수를 내보낸다는 것은 모험이나 마찬가지. 3루수와 유격수가 가까운 자리에 있다고 해도 둘의 수비 형태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수비를 잘하는 김재호라고 해도 생소한 자리에서 잘할지는 의문이었다.
보통은 3루수로 출전시킬 계획을 가지면 미리 연습을 시키면서 적응하는 시간을 주는데 김재호에겐 그런 시간도 없이 바로 3루수로 나갔다.
하지만 김재호는 지난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12년만에 3루수로 출전했고, 별 문제 없이 수비를 했다. 타격도 좋아졌다. 18일 잠실 KT 위즈전서도 3루수로 출전한 김재호는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만루서 좌월 2타점 2루타를 치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19일 KT전을 앞두고 김재호의 3루수 출전에 대해 "훈련도 시켜보지 않았지만 잘할 줄 알았다"라고 했다. 이어 "기본기가 워낙 좋아서 어딜 가더라도 잘할 수 있다"라며 김재호에 대한 깊은 신뢰를 나타냈다.
김 감독은 "안재석이 유격수 수비는 거의 올라왔다고 본다"면서 "3루는 공던질 때 유격수와는 각도가 좀 달라서 어려워하더라. 그래서 김재호가 제일 나을 것 같아서 재호에게 3루를 맡겨봤는데 너무 잘한다"며 3루수 김재호에 대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재호는 19일 KT전에선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출전했지만 허경민이 돌아올 때까지 전광판에 3루수-김재호를 자주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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