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워싱턴 내셔널스 후안 소토는 요즘 다시 2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27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소토는 2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5타석 1타수 1안타 4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5번 모두 출루한 것이다. 소토가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한 경기에서 볼넷 4개를 얻은 것은 이번이 4번째다.
볼넷, 아니 출루에 관한 한 소토를 능가하는 현존 타자는 없다.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별하는 선구안, 유인구에 속지 않는 참을성에 있어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이날 소토는 24구를 맞아 한 번도 헛스윙을 하지 않았다.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은 소토를 다시 2번에 기용한 것에 대해 "기간별로 분석해 보니 소토가 2번서 쳐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소토는 주자를 두고 타석에 서는 경우가 많아 2번에 넣으려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가 대기타석에 있는 상황에서 경기가 끝나 버리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길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대기타석이 아닌 타석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자가 있을 때 적시타를 날려달라는 뜻이 담겼다고 보면 된다. 출루도 하고 클러치 히트도 날리고, 전천후 활약을 해달라는 주문이다. 소토의 2번 전진 배치는 이미 스프링캠프에서 나왔던 얘기다.
문제는 소토를 둘러싼 워싱턴 타선의 짜임새다. 아무리 소토가 뛰어난 타자라고 해도 동료들과의 협업 없이는 팀의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없다. 워싱턴은 내셔널리그에서 팀 타율(0.252) 5위, 팀 홈런(59개) 15위, 팀 OPS(0.698) 12위, 평균 득점(4.03점) 14위다. 장타력과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타선이다.
소토의 뒷타자는 조시 벨과 넬슨 크루즈다. 벨은 타율 0.308, 11홈런, 46타점, 크루즈는 타율 0.252, 8홈런, 43타점을 각각 기록 중이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소토만 잘 넘기면 나머지 타자들은 처리하기 쉽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주자가 없을 때 소토를 만나면 절반은 볼넷이다. 이날도 텍사스는 소토에게 주자없는 4타석 중 3타석에서 볼넷을 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토는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한다. 타율 0.218(257타수 56안타)로 규정타석을 넘긴 양 리그 157명 중 142위다. 안타를 만들어 낼 기회가 현저하게 줄었다. 원래 슬로스타터이기는 하나 올해는 전반기 내내 정면승부보다 볼 골라내기에 바쁘다. 157명 중 볼넷이 안타보다 많은 타자는 소토와 LA 다저스 맥스 먼시 둘 뿐이다.
만일 소토가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같은 공격력이 강한 팀 소속이라면 타율, 타점, 홈런 등 일부 지표들의 수준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이날 현재 소토는 14홈런, 31타점, 42득점, 출루율 0.372, 장타율 0.436, OPS 0.808을 마크 중이다.
MLB.com 사라 랭스 기자는 '올해 소토는 최고 타자와 거리가 멀다. 그건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라며 '타율과 장타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OPS+ 130은 리그 평균보다 30%가 높다. 작년 전반기에는 OPS+가 139였고, 타율 0.283, 장타율 0.445였다. 후반기에는 OPS+ 216, 타율 0.348, 장타율 0.639를 쳤다. 다시 말해 작년에도 슬로스타트였고, 올해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옹호했다. 결국 제 자리를 찾을 것이란 기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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