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K리그1 득점왕 주민규(32·제주)는 여전히 뜨겁다. 그는 지난해 22골을 쓸어담으며 2016년 정조국 이후 5년 만의 토종 득점왕에 등극했다.
올해 기세는 더 대단하다. 시즌 초반 '특급 도우미'(4도움)로 변신해 화제를 낳는가 싶더니 어느새 12골을 기록하며 인천을 떠날 무고사(14골)에 이어 득점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골과 도움을 합친 공격포인트에선 16개로 단연 1위다.
K리그1 대부분 감독들에게 주민규의 A대표팀 승선 여부를 물으면 대답은 한결같다. "명색이 K리그 득점왕인데 한 번은 소집해 기량을 점검해야 하는 것이 대표팀 감독의 순리다"는 의견이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요즘 K리그 경기장을 돌며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막바지 선수 점검에 한창이다. 그는 7월 11일 동아시안컵 최종엔트리 26명을 공개할 계획이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의무 차출 규정 대회가 아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로 엔트리를 꾸려야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활약하는 손준호(산둥) 강상우(베이징) 등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엄격한 자가격리 기준으로 차출이 쉽지 않다. 일본은 김승규(가시와)와 권경원(감바) 외에는 대표급 선수가 없다. 결국 K리그 선수들로 대부분의 자리를 채워야 한다.
그래서 주민규의 승선 여부가 다시 관심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11월 황의조(보르도)가 부상으로 낙마했을 때 최전방에 조규성(김천)과 함께 김건희(수원)를 호출해 화제가 됐다. 주민규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그의 반응은 냉랭했다. 벤투 감독은 "스트라이커 포지션은 득점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상을 본다. 플레잉 스타일과 적응 여부, 공수에서 팀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를 전체적으로 고려한다"며 "다른 스트라이커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벤투 감독은 한 번 방향을 잡으면 웬만해선 흔들지 않는다. 주민규에 대한 인식 또한 달라졌을 가능성은 낮다. 다만 동아시안컵이 주민규를 점검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는 있다.
벤투 감독은 또 6월 A매치에 소집한 국내파들을 대부분 호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집에서 국내파는 22명이었다. 전북 현대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 현대와 김천 상무가 각각 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포지션을 놓고 보면 국내파가 주축인 수비라인과 김승규가 포함돼 있는 골키퍼 자리는 사실상 여백이 없다. 유럽파가 주축인 공격에만 2~3자리의 틈이 보인다. 주민규와 함께 이승우(수원FC)의 발탁 여부에 눈길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벤투호는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2022년 동아시안컵에서 중국(20일) 홍콩(24일) 일본(27일)과 차례로 대결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