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마운드 위와 아래의 표정이 180도 다른 투수. NC 우완 파이어볼러 송명기(22)다.
마운드 위에서 눈빛은 이글거리는 투사의 이미지. 피칭 스타일도 파이팅이 넘친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순한 양이다. 말투도 느릿하고, 잘 웃는 한없이 착하고 순한 청년 그 자체다.
그가 변했다.
야구적으로는 2군에 다녀온 뒤 2경기에서 부활 가능성을 보여준 점이 첫번째.
용모도 달라졌다. 턱수염을 텁수룩하게 기르고 나타났다.
터프한 청년으로의 변신. 강하게 보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일까. 본인은 손사래를 친다.
우천 취소된 지난달 29일 잠실 LG전에 앞서 만난 송명기는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
"여기 뭐 피부에 계속 면도할 때마다 트러블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길면 그냥 귀찮기는 한데 약간 조금 늦게 자르면 그래도 낫지 않을까 싶어서요." 아직은 앳된 자연인 송명기의 또 다른 고민이다.
'강하게 보이기 위한 건 아니었느냐'고 묻자 고개를 젓는다.
"그건 아니었습니다. 주변에서 오히려 '바보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마운드에서 강해보이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웃음)"
정작 무섭게 보이고 싶은 건 얼굴이 아니다. 마운드 위에서의 강력한 구위다.
송명기는 최근 완벽한 부활을 위해 조정 기간을 거쳤다.
겁 없던 신예 시절이던 2년 전 한국시리즈. 송명기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두산과의 시리즈에서 초반 열세를 딛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데는 '샛별' 송명기의 깜짝 역투가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볼을 꽂아넣던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잠시 2군에서 시간을 가졌다.
"2군에서 코치님 도움으로 투수판 밟는 위치를 3루 쪽에서 1루 쪽으로 바꿨어요. 피칭이 훨씬 편해졌어요. 이해도 잘 할 수 있고, 방향성에 중점을 두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괜찮아진 것 같아요. 타깃도 넓게 보이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제구가 안정된 것 같아요. 또 몸이 빨리 돌던게 가슴을 포수 쪽으로 길게 끌고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아질 방법을 찾아보려고요."
변화는 대만족이지만, 3루 쪽으로 다시 돌아가고픈 이유가 딱 하나 있다.
"그때 타자들이 (제 공이) 더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크로스가 돼서 들어가니까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겠죠. 사실 저는 제 공이 무섭게만 느껴지면 좋겠어요.(웃음)"
무섭게 보여야 하는 건 얼굴이 아닌 구위. 그래서 송명기는 미련 없이 수염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다음 등판에 나설 예정이다.
시즌이 깊어질 수록 점점 더 무서운 공을 던질 거란 기대감을 주는 한국시리즈 영웅의 의미 있는 변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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