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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 있죠"…하늘이 만든 13년 후배의 배웅 [SC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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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속으로는 좋았어요."

임찬규(30·LG 트윈스)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LG는 3일 영구결번 스타로 남은 박용택 해설위원의 은퇴식을 한다.

박용택은 2002년 LG에 입단해 2020년까지 LG에서만 뛰면서 통산 2236경기 타율 3할8리 213홈런 313도루 1192타점 1259득점을 올리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LG는 박용택이 현역 시절 달고 뛰었던 33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은퇴식이 미뤄진 가운데 박용택은 잠실 만원관중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됐다 .

은퇴식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한 상황. 선발 투수는 임찬규가 나선다. 임찬규는 박용택의 휘문고 13년 후배. 주중 두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고, 자연스럽게 로테이션이 맞았다.

LG 선수단은 은퇴식에 맞춰서 박용택의 별명을 달고 나간다. 임찬규는 '휘문택'이라는 별명을 선택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로테이션을 짜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는데, 임찬규가 박용택 해설위원과 가장 연관이 있더라.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고, 오랜 시간 선수 생활도 했다. 투수 조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우천취소가 되면서 코치님께서 일요일에 던지자고 하셨을 때 속으로 좋았다"라며 "사명감이 있다. (박)용택이 형 은퇴식에서 멋지게 이기면 좋고, 나 역시 반등이 필요할 때다. 여러모로 좋은 타이밍이었다"고 반겼다.

임찬규는 "부담은 없다. 시즌 초반 밸런스가 많이 흐트러졌다. 또 전완근을 비롯해서 근육 부위들이 제 역할을 못해서 힘들었다. 이제 몸도 완전체가 됐고, 좋아지고 있어서 기대된다"고 이야기했다.

임찬규는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육성, 2군, 모두 거쳤는데 그러면서 모든 코치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너무 감사드려서 꼭 보답하고 싶다"라며 "못했을 때 많이 도와줬는데, 거기에 미치지 못하니 스스로 작아지고 미안했다. 이제 조금 발전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팀을 위해서 해줘야할 때가 됐다"고 했다.

박용택과의 특별한 인연도 이야기했다. 그는 "13살 차이지만, 평소에 연락도 많이 한다. 정말 많이 챙겨주신다. 겨울에 집도 놀러가서 형수님께서 해주신 밥도 먹어봤다"고 이야기했다.

임찬규는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난타전이 아닌 접전의 경기에서 꼭 이기고 싶다"라며 "선배님께서 정말 웃을 수 있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