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더이상 천적은 없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에이스 안세영(삼성생명)이 3개월 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른바 '넘사벽'으로 여겼던 천적의 벽을 넘고 일군 우승이라 더 짜릿했다.
안세영은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벌어진 '2022 말레이시아 마스터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서 중국의 숙적 천위페이를 2대0(21-17, 21-5)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은 여자단식 세계랭킹 4위, 천위페이는 세계 3위. 랭킹에서는 불과 '한끗' 차이지만 안세영에겐 몹시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이날 결승 이전까지 천위페이와의 상대 전적 7전 전패였다. 안세영이 여자단식 세계무대에서 차세대 에이스로 착실하게 성장하는 동안 웬만한 상위랭커를 한 번쯤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해왔지만 유독 천위페이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2018년 국가대표 선발 이후 처음 출전한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단식 32강전에서 천위페이를 처음 만나 0대2로 패한 안세영은 주요 고비에서 그를 만날 때마다 '만리장성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지난 5월 세계남녀단체선수권에서 한국 여자대표팀이 매치스코어 3대2로 중국을 물리치고 12년 만의 우승 쾌거를 달성할 때도 안세영은 1단식 주자로 나서 천위페이에 1대2로 패했다. 지난해 2020년 도쿄올림픽 때에도 부상 투혼으로 승승 장구하던 안세영을 8강전에서 돌려세운 이 역시 천위페이였다.
안세영은 지난 4월 국내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정상에 오른 이후 이번에 우승을 하기 전까지 슬럼프를 겪어 왔다. 이후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중국 선수에 막혀 결승까지 오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5월 단체선수권에서 천위페이에 패한 게 슬럼프를 심화시키는 타이밍이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8강전과 준결승을 풀세트 접전으로 통과한 바람에 체력 소진이 우려됐지만 보란듯이 38분 만의 완승으로 설욕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에 대한 연구를 연구를 충분히 한 듯, 1세트 초반부터 젊은 패기로 몰아붙였다. 1세트 4-0으로 기선을 잡은 안세영은 이후 한 차례도 동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노련한 천위페이의 반격에 안정적인 수비로 대응하기보다 '이에는 이' 맞불을 놓듯 공세를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 사이 천위페이의 체력이 먼저 바닥나기 시작했고, 2세트는 국제대회 상위랭커간 대결에서 보기드문 일방적인 경기였다. 6-1로 먼저 앞서 간 안세영은 이후 연속 6득점-무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으로 일찌감치 승리를 결정지었고, 상대가 1∼2점 쫓아오려고 하면 다시 연속 득점으로 초토화시켰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시즌 두 번째 정상에 올랐고, 여자복식 정나은(화순군청)-김혜정(삼성생명)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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