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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 V리그 개막을 앞둔 '디펜딩챔피언' 현대건설은 이날 전지훈련 첫날 일정으로 '해변 훈련'을 택했다. 내달 컵대회를 앞두고 손발을 맞추는 시기. 지난 시즌 피로와 부상, 대표팀 소집 여파 등이 뒤섞여 있는 여건을 떠올려보면 으레 '기분전환' 정도의 훈련을 상상할 만했다. 이런 질문에 김정한 현대건설 트레이너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근력, 지구력 강화 차원의 엄연한 훈련"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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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는 순간 발이 푹푹 꺼지는 백사장 러닝은 일반 도로 같은 거리의 코스보다 3배 이상의 체력을 요구한다. 발이라면 코트에서 단련된 선수들도 세 바퀴째부터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네 바퀴째를 돈 고예림이 강성형 감독을 향해 "다 끝났다~"고 농을 쳤지만, "한 바퀴 남았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초반 한 바퀴를 뛰고 숨을 헐떡이던 강 감독은 이내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 바퀴를 뛰기 위해 백사장을 가로질렀다. 짧은 휴식을 마친 선수들은 50m 스피드 인터벌까지 소화하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여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동해바다의 정취는 이날만큼은 이들에겐 사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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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에겐 2021~2022 V리그는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즌이었다. KOVO컵에 이어 V리그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압도적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막혀 시즌이 조기 중단되면서 결국 2019~2020시즌에 이어 또 다시 '우승'이 아닌 '정규시즌 1위' 신분으로 시즌을 마쳤다. 두 번이나 우승컵을 들지 못한 채 1위 타이틀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아픔을 훌훌 털어내고자 하는 현대건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다.
동해=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