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매력적인 스토리와 그래픽, 음악 등이 결합된 '종합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또 이런 요소들이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상호 작용을 하며 기대치 못한 파급 효과를 낳기도 한다. 여기에 글로벌 유저들이 함께 즐기는 게임이라면, 단순한 디지털 놀이 콘텐츠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 코드가 한데 섞이고 융합하면서 폭발력까지 가질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특히 게임 음악의 경우 캐릭터와 스토리, 스킨 등이 결합되면서 매력도가 훨씬 커지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라이엇 게임즈가 지난 2018년 국내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을 앞두고 한국의 문화인 K-POP을 스킨(외형 꾸미기 아이템)으로 선보이기 위해서 공개한 가상의 K-POP 걸그룹 'K/DA'이다. 가상이기는 하지만 보컬은 (여자)아이들의 멤버 소연과 미연 그리고 미국의 가수 매디슨 비어와 자이라 번스가 맡았기에 온오프라인의 결합으로 생동감이 커질 수 밖에 없었고, 이들이 부른 'POP/STARS'(팝/스타즈)는 전세계 유튜브 누적 조회 5억회를 넘으며 공전의 히트를 치기도 했다. 또 후속곡 'MORE'(모어) 역시 1억 5000만 조회수를 넘고 있을 정도로 게임의 매력도까지 함께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까지 나온 상황이다.
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의 12.13 패치를 통해 새로운 '별 수호자' 스킨 5종을 선보이며 공식 뮤직 비디오 'Everything Goes On'(에브리씽 고스 온)을 함께 공개했는데, 아이오아이 소속이었고 여성 솔로 가수로 활동중인 청하(김청하)에게 한국어 버전을 새롭게 해석하도록 맡긴 것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청하는 최근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한국어 버전을 녹음했고, 이 뮤직 비디오는 17일 드디어 공개됐다. 청하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게임 모델도 하고, 게임 OST를 부를 기회도 있었는데 늘 재밌고 신기한 게임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에 즐거운 기억이었다"며 "글로벌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에 K-POP의 하나로 내 목소리가 소개되기에 더 재미있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별 수호자' 테마곡이기에 그랬다. 나의 팬클럽 이름이 '별하랑'인데, 팬들이 수호자가 된 것 같아 신기하고 반가웠다. 또 별하랑의 색이 별 수호자 테마에 있기에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즐거움을 나타냈다.
원곡의 재해석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타냈다. 청하는 "게임 자체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겐 승리감을 맛보게 해 준 경험이 있는 콘텐츠가 바로 게임"이라며 "누군가에겐 취미로, 또 어떤 이들에겐 신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익사이팅한 공간 혹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탈출구 등 게임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고려하고 게임에 대한 서사나 세계관 등을 생각하며 음악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곡은 템포적으로 속도감이 있고, 이를 부른 포터 로빈슨의 보컬이 상당히 매력적이기에 더 고민이 많았다"며 "원작에 누를 끼치지 않으며 나만의 느낌을 담아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살짝 더 템포가 느리면서도 여름 감성도 담으려 애를 썼다. 여기에 악기들도 많이 추가되면서 더 꽉 채워진 느낌이라 나의 데뷔 초 느낌이 더 많이 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청하는 "이런 프로젝트는 흔치않은 기회라 느껴져서, 여성 보컬로서 원곡에 콜라보를 하고 싶다는 어필을 아주 강력하게 했다"고 웃으며 "어떤 분야든 음악이 더해지면 한층 더 풍부한 경험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유저분들이 한국어 버전의 주제곡을 통해 더 즐겁게 게임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