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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의 길을 가고 싶었던 이대호, 결국 김태균처럼 빈손으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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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22년차 이대호(40)가 꿈꿨던 마지막은 이런 그림이 아니었다. 첫 우승은 어렵더라도 가을야구라도 바랐는데 계속해서 멀어진다. 시즌 초반 치고 나가 팬들을 들뜨게 했는데 반짝하다가 말았다. 지금같은 흐름이라면 5년 연속 포스트 진출 실패는 물론, 더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24일 부산 사직야구장 관중석을 지킨 1만881명 부산팬들은 롯데 자이언츠의 현실을 라이브로 목도했다. KIA 타이거즈에 0대23, KBO리그 역대 최다점수차 패배. 믿기어려운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3번-지명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좌익수 뜬공,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된 뒤 교체됐다.

25일 현재 5위 KIA에 7경기 뒤진 6위. 7~9위 팀에 1.5~3.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페넌트 레이스 전체 일정의 61%를 치른 시점에서, 대참사가 일어났다. 반등을 위한 동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팀은 4할대 승률에 갖혀있지만 이대호는 잘 한다. 전반기에 비해 페이스가 살짝 내려왔으나 여전히 타이틀 경쟁중이다. 25일까지 3할3푼7리 110안타 12홈런 4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롯데 타자 중 타격, 안타, 홈런 1위고, 타점은 전준우에 이어 2위다.

은퇴가 예정된 이대호는 선배 이승엽에 이어 두번째 KBO리그 은퇴투어의 주인공이다. 지난 16일 열린 올스타전부터 은퇴투어가 시작됐다. 구단 은퇴투어가 줄줄이 이어진다. 팀 성적이 계속해서 부진하면 활짝 웃을 수도 없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롯데는 1984년,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후 정상에 서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을 한 후 30년이 흘렀다. 최고 타자 이대호도 빈손으로 유니폼을 벗게 생겼다. 동기생 김태균이 한화 이글스 우승을 결국 못 보고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것 처럼.

지난 해 유한준이 KT 위즈의 첫 우승에 기여하고 은퇴했다. 이대호가 바라는 최상의 그림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