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 오오오오!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응원가를 꼽자면 KIA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등장곡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멜로디가 메이저리그 구장에서도 울려퍼졌다.
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2022 메이저리그 경기 9회초, 익숙한 멜로디가, 그것도 라이브로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사실 노래의 원곡은 '나르코(Narco)'라는 EDM이다. 호주 출신의 트럼펫 연주가 티미 트럼펫(본명 티모시 스미스)이 네덜란드 DJ 그룹 블래터잭스와 손을 잡고 2017년 발매했다.
메츠가 2-1로 앞선 9회초, 불펜의 문이 열리자 나르코의 전주가 시작됐다. 어느새 티미 트럼펫이 직접 트럼펫을 들고 필드로 내려왔다. 방송사는 이닝 간 광고를 내보내지 않고 마무리투수 에드윈 디아즈가 등장하는 장면을 그대로 중계했다. 디아즈는 삼자범퇴로 승리를 지켰다.
나르코는 사실 소크라테스의 등장곡이기 이전에 디아즈의 등장곡이기도 했다.
디아즈는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이었던 2018년 구단 관계자의 추천을 받아 나르코를 등장음악으로 썼다. 디아즈는 이 시즌 57세이브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이듬해 디아즈는 메츠로 트레이드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디아즈는 라틴아메리카 스타일의 음악으로 등장곡을 바꿨다. 그리고 2019년 2승 7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5.59의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디아즈의 아내가 등장곡을 다시 바꾸라고 조언했다. 디아즈는 아내의 충고를 수용했다. 2020년 다시 나르코를 썼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무관중 경기였기 때문에 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2021년은 메츠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역시 화지를 모으는 데에 실패했다.
비로소 올 시즌, 메츠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로 독주를 펼치고 디아즈가 2018년을 뛰어넘는 퍼포먼스(3승 1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1.38)를 펼치면서 나르코는 큰 인기를 끌었다.
티미 트럼펫은 "디아즈가 월드시리즈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내가 다시 오겠다"라며 승리를 축복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