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하려 했던 SSG 랜더스의 행보가 불안하다.
SSG는 13일 부산에서 다잡은 경기를 놓쳤다. 롯데 자이언츠에 8-4로 앞선 9회말 5점을 헌납하며 8대9로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2위 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를 5대0으로 완파하고 SSG와의 승차를 3경기로 줄였다.
SSG가 18경기, LG가 22경기를 각각 남겨놓고 있다. 두 팀간 맞대결도 오는 25일 인천에서 1경기가 예정돼 있어 1위 싸움은 시즌 막판까지 흥미를 불러일으킬 공산이 커졌다.
기세는 LG 쪽이다. 후반기만 따지면 LG가 23승14패1무로 1위, SSG가 22승17패1무로 4위다. 다만 10개팀 체제가 출범한 2015년 이후 팀별로 20경기 안팎을 남겨놓은 시점서 3경기차 이상이 뒤집힌 적은 2019년 밖에 없었다.
SSG가 만일 LG의 추격을 뿌리치고 1위를 끝까지 지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다면 KBO 역사에 첫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바로 '전시즌(full-time season) 1위' 기록이다. 1989년 단일시즌제 채택 이후 개막일부터 페넌트레이스 종료일까지 하루도 안 빼고 선두를 지킨 팀은 없었다. 올해 SSG가 이 대기록에 도전 중이다.
4월 2일 개막전에서 NC 다이노스를 누른 SSG는 4월 7일까지 5승으로 LG와 공동 1위를 지키다 4월 8일 KIA 타이거즈를 3대0으로 누르고 6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공동 1위를 허락한 적도 없다.
그리도 막강했던 SSG가 9월 들어 불안해진 것은 상대 팀들의 견제와 분석이 가장 큰 이유다. 물론 선수들의 체력 소모와 집중력 저하도 빼놓을 수 없다. 역전승에 능하고, 역전패가 거의 없었던 SSG가 이날 롯데에 무너진 게 좋은 예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싸움이 볼 만해졌다.
역대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시즌으로 2009년과 1995년이 꼽힌다.
2009년 13경기를 치른 4월 18일 8위였던 KIA는 5월 들어 7위, 6위, 5위, 4위로 치고 올라가더니 5월 19일 승률 5할을 돌파하며 3위로 점프했다. 3위를 꾸준히 지키던 KIA는 선두 경쟁팀인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와 옥신각신하다 8월 2일 선두로 올라선 뒤 한 번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그러나 시즌 막판 19연승을 달린 SK 때문에 끝까지 긴장해야 했다.
KIA는 당시 승률 계산 방식의 덕도 봤다. 2009년은 무를 패로 간주해 승률을 계산했다. KIA는 81승48패4무(0.609), SK는 80승47패6무(0.602)로 시즌을 각각 마쳤는데, 승률 계산에서 무를 제외하는 지금 방식에서는 KIA가 0.628, SK가 0.630으로 1위팀이 바뀌었을 것이다.
1995년 OB 베어스는 시즌 최종전서 해태 타이거즈를 꺾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었다. 0.5경기차로 뒤지고 있던 LG가 같은 날 승리하고, 다음 날 경기를 남겨 둔 상황에서 OB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만일 그날 OB가 해태에 패하고, 다음 날 LG가 승리했다면 LG가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됐다.
KBO가 발표한 잔여경기 일정에 따르면 페넌트레이스 종료일은 10월 8일이다. SSG는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 LG는 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최종전을 갖는다. 그날 혹은 이전에 SSG가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새 역사 창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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