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37년 만에 깨진 대기록이 1년 만에 또 바뀌게 될까.
연일 괴력투를 선보이는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의 활약에 시선이 쏠린다.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14승에 성공한 안우진은 이날 7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시즌 총 탈삼진 숫자는 196개로 늘어나면서 독보적 부문 선두를 이어갔다.
키움이 정규시즌 15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안우진이 선발 로테이션을 그대로 지키면 3번 정도의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잔여 경기 수가 많지 않은 키움의 경기 간격이 길다는 점에서 로테이션 조정에 따라선 그 이상의 등판도 충분히 가능하다. 전적으로 팀의 선택에 달린 부분이지만, 막판 순위 경쟁에서 1승이 절실한 키움이 안우진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 시즌 안우진은 9이닝 당 10.26개의 삼진을 뽑아내고 있다. 남은 등판 기회에서 이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의 주인공은 아리엘 미란다다. 미란다는 지난해 총 225개의 탈삼진을 기록, 1984년 고 최동원이 세웠던 기록(223개)을 37년 만에 넘어섰다. 쉽게 깨지기 어려울 것처럼 보였던 이 기록에 풀타임 선발 2년차에 접어든 안우진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안우진은 데뷔 때부터 강속구로 주목 받았다. 구속과 구위에 비해 제구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했다. 지난해엔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치르면서 107⅔이닝에서 110개의 삼진을 뽑아내면서 'K-머신'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선발로 쌓은 경험,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올 시즌엔 탈삼진 부문 1위, 다승 공동 3위(14승), 평균자책점 2위(2.09)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당 6⅓이닝을 소화하면서도 150㎞ 중반의 직구를 뿌리는 그의 투구는 찬사를 부르기에 충분하다.
안우진은 "탈삼진 기록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예전엔 직구와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자는 생각이었지만, 올 시즌엔 레퍼토리가 다양해지면서 (탈삼진 수확에) 도움을 받게 되는 것 같다"며 "이닝 수보다 삼진이 많고, 200개 가까이 만들었다는 점은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직 멀었다. 올해와 같은 시즌을 꾸준히 보내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