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991년생. 올해로 만 31세인 유망주.
매년 기대를 걸지만 아직 알을 깨지 못한 이가 있다. KT 위즈의 문상철이다. 타격 재능이 있으나 1군에서 폭발시키지 못했다. 여러차례 기회를 얻었지만 잡지 못했고, 대타 요원의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배명고-고려대 출신으로 2014년 2차 특별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창단 둥이.
올해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2군에서 시간을 보냈고, 1군 출전도 17경기에 그쳤다. 선발 출전은 4번 뿐이고 대부분이 대타. 2군에선 성적이 좋다. 올시즌 55경기서 타율 2할8푼4리에 11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남부리그 홈런 2위다. 2군 통산 타격 성적은 타율 3할1리, 122홈런, 422타점. 2군에선 이미 할만큼 했지만 1군의 벽을 깨지 못하는 애매한 1.5군.
그런 그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4번 타자 박병호가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1루를 맡아줄 타자가 필요했고 KT 이강철 감독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문상철이었다.
박병호 부상 이후 11일 키움전에 강백호가 1루수로 나섰지만 수비가 여의치 않아 13일 한화전부터 오윤석과 김병희가 1루수로 나섰지만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이 감독은 결국 문상철에게 1루 자리를 주기로 했다. 이 감독은 "(박)병호가 재활을 하고 있긴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면서 "지금으로선 포스트시즌까지 생각해서 고정된 1루수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1루 수비는 다들 비슷하다"면서 "타격에서 그래도 문상철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문상철은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7번-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아쉽게 우천으로 노게임이 됐지만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문상철은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를 쳤고, 4회말 두번째 타석에선 우측 펜스 앞에서 잡히는 큰 외야 플라이를 치면서 자신의 장기인 장타력을 뽐냈다. 이후 6회말 1사 2루, 8회말 2사 3루의 득점 찬스에서는 아쉽게도 기대한 한방이 나오지 않았다.
어느 누가 오더라도 33홈런에 91타점을 올린 박병호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상철에겐 2군에서 보여준 만큼만 해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 셈이다. 문상철이 이번엔 1군의 벽을 뚫을 수 있을까.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