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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에서 콘솔 장르는 사실상 '무관심'의 영역이었다. 소니의 PS(플레이스테이션)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시리즈, 닌텐도 위와 같은 콘솔 게임기를 TV나 모니터 등과 연결해 즐기는 일명 비디오게임은 국내의 주류 장르인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의 위세에 눌려 전형적인 마이너 부류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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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플랫폼의 장벽을 허물고 유저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가 개발 트렌드의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한데다, 좁은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에서 성공할 경우 게임사의 위상 자체가 달라지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수준급 개발자나 게임사들이 큰 관심을 갖고 본격 뛰어들기 시작한 것도 패러다임의 전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콘솔 게임의 위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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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P의 거짓'은 게임스컴에서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가장 기대되는 PS 게임' 등 3관왕을 거머쥐며 행사의 주인공 중 하나가 됐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동화 피노키오를 재해석한데다, 소울라이크('소울' 시리즈에서 기인한 극한의 난이도를 가진 게임) 장르 등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했지만 국내 게임사가 그동안 도전하지 않았던 영역을 개척하는 등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콘솔 게임의 본고장에서 인정을 받으며 내년 정식 출시를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여기에 크래프톤 산하의 스튜디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가 개발중인 서바이벌 호러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 역시 큰 기대를 모으는 타이틀이다. 해외 유수 개발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에서 빅히트를 친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 명작 호러게임 '데드 스페이스'를 제작한 글렌 스코필드에 진두 지휘를 맡기고 있는데, 오는 12월 콘솔 및 PC 장르로 출시된다.
콘솔 시장의 변함없는 매력
이처럼 콘솔 게임 개발에 '진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도 모바일(스마트폰, 태블릿 포함) 장르에 이어 콘솔이 두번째로 많은 매출을 기록중인데다 성장률은 단연 으뜸이기 때문이다.
게임 시장조사업체 뉴주의 2022년 전세계 게임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콘솔 게임은 586억 달러(약 81조 4500억원)의 매출로 전체 시장의 29%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이 1035억 달러(약 143조 8600억원)로 51%를 기록, 여전히 선두이지만 전년에 비해 성장률이 5%대에 그친데 비해 콘솔은 8.4%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오픈마켓 스팀이나 콘솔 기기 제조사들의 온라인 마켓을 통해 신규 타이틀을 편리하게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온라인이나 모바일처럼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업데이트가 제공되고 유저들이 한데 모여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 등 플랫폼 경계가 점점 무의미 해지는 시장 상황의 영향도 크다. 또 언리얼이나 유니티 등 게임 엔진의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다양한 기능이 한데 탑재되면서 하이엔드급 게임 개발이 예전보다 용이해지고 있으며, 크로스 플레이가 대중화 되면서 거의 동시에 대부분 플랫폼에 출시할 수 있는 등 개발 환경적인 변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르 쏠림 현상이 심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으며 유저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은 국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얼마든 글로벌 마니아층 유저를 상대로 선보일 수 있는 채널이 풍부해졌고 성공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 분명 게임사들이나 개발자들에겐 큰 원동력이자 자극제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본력이 풍부한 콘솔 기기 제조사들이 양질의 타이틀 확보를 위해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투자하는 등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콘솔 장르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며 "시장과 개발 환경의 변화로 인해 향후 북미와 유럽 등 서구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국산 콘솔 게임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