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사이클이 전혀 다른 대회다.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이다. 11월 20일 문을 열고, 12월 18일 문을 닫는다.
한국 축구의 경우 늘 그랬듯 두 사이클이 공존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다. 춘추제인 국내파는 시즌 종료 후 월드컵에 출전한다. 반면 추춘제의 유럽파는 최초로 시즌 중 월드컵 무대에 오른다.
핸디캡이 분명 있다. 8월 시즌을 시작한 유럽파는 컨디션이 정점인 시기다. 반면 한 시즌을 소화한 K리거의 몸상태는 천근만근이다. 춘추제를 채택하고 있는 리그는 동아시아의 한국과 일본, 중국을 포함해 많지 않아 더 걱정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진수(전북)는 최근 "모든 K리그 선수들이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들 절반은 K리그 선수들이다. 이렇게 힘든 일정을 소화한 뒤 월드컵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고민이다. 그러나 현실을 부정할 순 없다. 유럽파를 중심으로 팀을 운용해 온 노하우도 백분 활용해야 한다. 이제 그 클래스를 증명할 시간이 왔다. 코스타리카(23일 오후 8시·고양), 카메룬(27일 오후 8시·서울), 9월 A매치 2연전이 출발포인트다.
사실 6월 A매치 4연전은 '풀 전력'이 아니었다. 김민재(나폴리)와 이재성(마인츠)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황희찬(울버햄턴)도 기초군사훈련으로 2경기에만 함께했다.
더 이상 공백은 없다. 여름이적시장에서 변화도 많았다. 진용이 새롭게 짜여졌다. 황의조와 황인범이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둥지를 옮겼다. 김민재는 튀르키예에서 프랑스로 이적했다. 이강인(마요르카)도 가세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일본과 평가전(0대3 패) 이후 1년 6개월 만에 다시 호출을 받았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을 중심으로 이재성까지 돌아오면서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을 포함해 유럽파는 8명이다. 추춘제인 중동의 '큰' 정우영(알 사드)과 김승규(알 샤밥)도 유럽파와 사이클이 같다.
벤투 감독이 변화를 화두로 꺼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벤투 감독은 "2연전을 최선의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두 번의 경기를 다르게 할 생각이다. 팬들이 만족할 수 있게,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며 "다른 것들을 시도할 것이지만, 경기에서 보여드릴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공격에는 손흥민을 주축으로 황의조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까지 다양한 조합을 점검할 수 있다. 원톱에는 손흥민과 황의조가 번갈아 설 수 있고, 이강인은 섀도 스트라이커와 측면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재성도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황인범과 '큰' 정우영이 중심을 잡고 있다. 브라질전 1대5 대패의 우려를 털어낸다면 무리가 없는 '주전 조합'이다. 김민재가 돌아오면서 수비라인도 재편된다. 김민재를 정점으로 중앙 수비는 물론 국내파가 포진하는 풀백도 다각적인 실험을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카타르월드컵 최종엔트리는 3명 늘어난 26명이다. 벤투 감독은 9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그 구상을 마칠 계획이다. 그는 "월드컵까지 시간이 있지만, 거의 다 준비가 됐다. 팀 조직은 괜찮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벤투호의 근간인 유럽파의 시간이다. '미리보는 카타르월드컵'을 통해 벤투호의 민낯이 공개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