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팀은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김동혁(21·키움 히어로즈)은 지난 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0-0으로 맞선 6회초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양석환을 뜬공 처리했고, 강승호를 병살타로 잡아냈다.
행운이 따라줬다. 5이닝 동안 침묵했던 키움 타선이 힘을 냈다. 6회말이 되자 선두타자 이정후의 2루타를 시작으로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상대 실책까지 겹치는 행운이 있었고, 결국 키움은 6회에만 4점을 냈다.
김동혁은 7회초 교체됐다. 키움은 7회 한 점을 더한 뒤 9회까지 한 점만 허용했고, 5대1로 승리했다. 승리투수는 김동혁.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27순위)로 입단한 김동혁은 지난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피칭도 있었지만, 승리 투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입단 3년 차에 찾아온 첫 승. 비록 선발승리는 아니지만 귀중한 기념구 하나를 챙길 수 있게 됐다.
김동혁은 "처음에 마운드에 내려왔을 때에는 승리투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우리가 점수를 내고 이러니 주변에서 형들이 조금씩 승리 투수냐고 하더라"라며 "최대한 설레지 않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3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김동혁은 "프로 무대를 밟았을 때를 생각하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은 거 같다. 앞서서도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던 기회는 있었지만, 이번에 승리를 한 게 오래 걸린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올해 불펜진에 줄이탈이 생겼던 상황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아쉬움이 앞섰다. 김동혁은 "순위 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팀에 도움이 안 돼서 분했다"고 밝혔다.
'절치부심'은 9월 호투로 이어졌다. 9월 나선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으로 팀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동혁은 이전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 "밸런스적으로 바꾼 것보다 마음가짐을 많이 바꿨다. 그 전에는 조금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후반기에는 그런 생각을 버렸다"라며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에 긍정적인 결과만 생각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키움은 KT 위즈와 3위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가운데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는 들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동혁은 올해는 가을 축제 활약을 꿈꿨다. 김동혁은 "가을야구에 간다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 작년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는 들었지만, 나가본 적은 없다.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더라. 야구를 하면서 가장 소름이 돋던 순간이었다"라며 "가을야구 무대에 서고 싶었는데, 못 섰으니 남은 경기 준비 잘해서 올해는 등판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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