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45·본명 김민수)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4중 인격"이라고 고백한 것을 두고 한 전문가가 "약물의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최진묵 인천참사랑병원 마약중독 상담실장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돈스파이크는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했을 당시, 자신에 대해 "4중 인격이다. 생각이 너무 많아 머릿속에 4명이 산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내 안에는 민수, 민지, 돈스파이크, 아주바가 산다. 4명의 성격이 정반대다. 아예 이름을 붙여서 포지션을 하나씩 줬다. 돈 스파이크는 사업가고 민수는 나다. 민지는 집에 혼자 있을 때의 나다. 민지는 중3 소녀처럼 호기심 많고 착하다. 해외에서는 아주바다. 아줌마와 바야바의 합성어다"라고 네 가지의 인격에 대해 설명하며 "저는 자폐에 가까울 정도로 정신적인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라고 고백했다.
이와 같은 돈스파이크의 '4중 인격' 고백을 두고, 최 실장은 "(필로폰 투약의) 기본 증상"이라고 판단했다.
최 실장은 "방송을 찾아보니 (돈스파이크가) '의처증이 있다', '(아내에게) 너무 집착한다' 이런 인터뷰를 했더라. 필로폰을 하면 아내를 의심하고 그다음에 집착하게 되고, 아주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다)"라며 "그다음에 내 안에 여러 명이 있는 것 같고. 또 다른 내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성적인 나, 이성이 다 빠진 본능만 남아 있는 나. 이렇게 사람이 막 여러 가지가 안에 들어가 있다. 그런 것들을 경험한 것 같더라"라고 분석했다.
최 실장은 "한 번의 투약으로 일반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쾌락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마약을) 더 원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뇌에서 원하게 된다"며 "의지로 참아봐야지 하면 내가 나를 속이게 된다.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고, 예를 들어 결혼한 사람이라면 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싸움을 건다. 시비를 걸고 화를 내고 그다음 결국 그 싸움의 스트레스를 끝까지 만들어낸 다음에 '너 때문에 약을 하는 거야' 이렇게 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는 "자기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런 상황을 만들어 가고 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끝까지 몰고 가서 약을 해버린다. 그리고 남 탓을 한다. 그런데 이게 채워지지 않으니까 양은 계속 늘어나게 된다. 약이 늘어나게 되면 우리는 '지옥행 티켓을 끊었다'고 한다"며 "마약을 하다 보면 누구나 끊고 싶고 '그만해야지'라는 생각을 한다. 분명히 돈 스파이크도 했을 것 같다. '이번만 하고 그만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데 안 된다. 계속 빠져드는 거다. (마약을 하면) 전두엽이 망가진다고 보면 된다. 기억력도 없어지고 감정도 기복이 생기고 남의 감정을 읽지 못하고 나만 생각하고, 자기중심적으로 (변한다). 결국은 다 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돈스파이크는 강남 일대에서 지인들과 호텔을 빌려 여러 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6일 오후 8시께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영장을 집행했다. 그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30g도 압수했다. 경찰은 별건의 마약 피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돈스파이크와 마약을 한 적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돈스파이크는 2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정한다. 다 제 잘못이고 조사에 성실히 임해서 죄(죗값)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마약 투약을 시작한 시점에 관한 질문에는 "최근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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