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방송인 박수홍이 지난 19일 방송한 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 출연해 방송인으로서의 소임을 다했다. 아내에게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는 결국 방송 말미에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자신의 불편한 사생활이 온 세상에 까발려진, 이런 힘든 시기에 방송에 꼬박꼬박 출연하는 이는 박수홍이 유일한 듯 보인다. 그는 오히려 "이제는 편안하게 지켜봐주시면 앞으로 예능에 많이 나와서 웃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사실 박수홍의 미담은 '라스'에서 말했듯 무궁무진하다. 기자도 직접 본 박수홍 미담이 있다. 2003년 박수홍이 '일밤'의 한 코너 '러브하우스'를 신동엽에게 넘겨 받은지 얼마 안됐을 때 일이다. 충북에서 전신마비 아버지의 손발노릇을 하며 전국 청소년효행상까지 수상한 소년의 집을 리모델링 해주는 프로젝트였다.
당시 기자는 촬영 현장을 직접 방문했지만 PD를 제외하고는 기자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괜히 촬영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박수홍의 진면모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기자 앞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박수홍은 바쁜 촬영 중에도 출연자들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MC였다. 늘 출연자와 함께하고 대화하고 다독였다. 촬영이 끝난 다음에는 일부러 촬영 구경을 온 동네 아이들을 불러모아 "다같이 사진 찍자"고 했다. 부끄러워 망설이는 한 아이에게는 "너 연예인하고 사진 찍을 기회야. 빨리와"라고 농담하면서 끝까지 불러 같이 사진을 찍어주는 이가 바로 박수홍이었다. 스태프들에게도 더할 수없이 친절하고 함께 출연한 게스트였던 모 탤런트에게도 배려심 넘치는 MC였다.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에 별다른 호감이 없었던 기자는 이날 박수홍을 본 후 '연예인이 이렇게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됐고 생각이 바뀌었다. 현재도 카메라 앞에서는 좋은 이미지로 꾸미지만 뒤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박수홍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박수홍은 '라스'에서 유재석 박경림 김국진 등 자신에게 힘을 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톱스타들이 박수홍에게 힘을 줬다는 것은 반대로 그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박수홍은 방송에서 "아버님이 응원하는 글을 봤다면서, 다 읽었다고 하며 '잘 살아온 것 같다'고 응원해줬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박수홍에게 잘살아왔다고 말하고 싶다. 덧붙여 지금의 어려움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려고 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